▲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
유튜브 캡쳐
당시 강형욱은 핼쑥한 얼굴에 눈물까지 흘리며 대중의 마음을 되돌리려 애썼지만, 동정표 못지 않게 '고묘하게 논점을 흐렸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고발에 참여한 한 남성은 고발 이유에 대해 "강씨의 유튜브 해명 영상을 봤는데 이 사안에 대해 반성하는 모습보다는 남성과 여성 간의 갈등으로 몰고 가려는 것 같다는 인식을 받았"다며 "위법을 저질렀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당장 고소, 고발이 이뤄진 건 '메신저 감시'에 국한되어 있지만, '퇴직 임금 9670원 입금'과 '업무공간 CCTV 설치' 등도 다툼의 소지가 있으므로 어디까지 불이 번질지 가늠하기 어렵다. 보듬컴퍼니 전 직원의 무료 변호를 자처한 박훈 변호사가 전투력을 높이고 있어 주시할 필요가 있다. 어찌됐든 강형욱은 본인을 둘러싼 법적 분쟁으로 옴짝달싹하기 힘든 상황이다.
"강형욱 제외하고 촬영" KBS의 놀라운 결정
한편, KBS 측은 "'개는 훌륭하다'(이하 '개훌륭')가 17일 오후 8시 55분부터 다시 방송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5월 20일부터 4주 연속 결방 끝에 결단을 내린 것이다. 당장 질문이 따라붙는다. '개훌륭'의 상징이자 뼈대라 할 수 있는 강형욱은 어떻게 되는 걸까. KBS 관계자는 "방송분에 논란이 되는 강형욱씨는 제외하고 촬영, 편집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대답했다.
강형욱 없는 '개훌륭'을 상상해 본 적 없는 터라 KBS의 결정은 제법 놀라웠다. 물론 '강형욱의 하차'냐 '무기한 결방'이냐를 두고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던 KBS 측도 난감했으리라. 프로그램의 존폐 위기 속에서 빗발치는 시청자들의 성토를 계속 방치할 순 없었을 테니까. '강형욱 하차'는 출연진 사생활 논란과 프로그램은 무관하다는 KBS의 판단에 근거한 결정이다.
그런가 하면 11일 '개훌륭'의 출연자 박세리가 '박세리희망재단'을 통해 부친을 사문서위조 및 사문서위조 행사 혐의로 고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물론 이 사안은 박세리 본인의 법적 또는 도의적 잘못이 아니기에 그의 출연 여부에 대해 왈가왈부할 이유가 없다. 다만, 제작진 입장에서 출연진 이슈가 연달아 불거지는 상황 자체는 엄청난 부담일 수밖에 없다.
강형욱 없는 '개훌륭'은 어떤 모습일까. 시청자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 존재감을 대체할 수 있을까. 아니면 적응의 문제일까. 달리 생각하면 제작진의 역량을 확인 또는 재평가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정리하자면, 강형욱은 더 깊은 늪에 빠지고 있고, '개훌륭'은 '손절'을 위한 시도에 나섰다. 17일 방송에 제법 많은 것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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