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 감독 <투캅스> 촬영현장에서 정광석 촬영감독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미학적 판단과 제안에 적극적이었던 그는 1980년대와 1990년대 데뷔한 신인감독들의 든든한 조력자였다. 배창호 감독의 <꼬방동네 사람들>(1982), 곽지균 감독의 <겨울 나그네>(1986), 박종원 감독의 <구로 아리랑>(1989), 이현승 감독의 <그대 안의 블루>(1992), 김지운 감독의 <조용한 가족>(1998) 등 당시 주목할 만한 신인 감독들의 데뷔작을 촬영했다.
특히 배창호 감독과는 이후 <적도의 꽃>(1983), <고래사냥> (1984), <깊고 푸른 밤>(1985) 등 모두 8편의 작품을 함께 했다. 생전 정광석 촬영감독은 "배창호 감독이 항상 의견을 구하고 말을 경청했고, 여러 안을 가지고 상의하며 작업했기에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로드무비인 <고래사냥>은 로케이션 촬영이 다수였고 단 한 번의 촬영 기회밖에 없는 상황이 대부분이라 그의 순발력과 직관적인 촬영이 특히 빛을 발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정광석 촬영감독은 2000년대 촬영감독이 영상의 미학적 부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오퍼레이터를 따로 두는 DP시스템을 충무로에 도입했을 만큼 영상 완성도를 높이는 데 힘을 기울였다. 예술가로서의 자의식과 고집을 지녔지만 1960년대 한국영화의 영세한 제작 환경에 맞춰 빠르고 신속하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던, 정광석 촬영감독은 영화계가 원한 유능한 촬영감독이었다.
1983년 <꼬방동네 사람들>로 제3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영평상) 촬영상, 1984년 <땡볕>으로 제23회 대종상 영화제 촬영상 및 시카고국제영화제 최우수촬영상, 1999년과 2000년에는 <인정사정 볼 것 없다>로 청룡영화상 촬영상과 대종상영화제 촬영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영화 촬영감독의 대들보 같은 존재였다.
빈소는 쉴낙원 김포장례식장 특6호실에 마련됐고, 10일 오전 10시 발인한다. 장지는 인천가족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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