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6회초 두산 선발 최준호가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KBO리그에서는 지난 2010년 신인 드래프트부터 2013년 신인 드래프트까지 4년 동안 지역연고제를 폐지하고 전면 드래프트를 실시한 적이 있다. 하지만 전력 평준화라는 당초 취지와 달리 지방의 작은 학교들이 소외되는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2014년 신인 드래프트부터 지역 연고제를 부활시켰다(2023년부터는 다시 전면 드래프트 실시). 하지만 4년 동안 실시됐던 전면 드래프트에서 두산은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사상 첫 전면 드래프트가 실시됐던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두산은 207cm의 KBO리그 역대 최장신 선수였던 순천 효천고의 좌완 장민익을 지명했다(국내선수 한정). 두산은 학창시절 인상적인 활약을 하지 못했지만 '역대급 하드웨어'를 가진 장민익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 했지만 장민익은 두산의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결국 장민익은 두산에서 활약한 9년 동안 1군에서 단 1승도 따내지 못하고 방출됐다.
두산은 2011년 훗날 세이브왕에 오르는 경남고의 서진용(SSG)과 시속 150km의 강속구를 던지는 덕수고의 한승혁(한화 이글스) 대신 충암고의 우완 최현진을 지명했다. 최현진은 고교 시절 노히트노런을 기록할 정도로 주목 받는 유망주였지만 루키 시즌이었던 2011년 한 경기에서 4.2이닝5실점으로 패전을 기록한 것이 유일한 1군등판이었다. 결국 최현진 역시 '사이버 투수'로 남아 있다가 2017 시즌이 끝난 후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두산은 한현희와 김원중(이상 롯데 자이언츠), 박민우(NC) 등 스타 선수들이 대거 배출된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6순위로 고려대 우완 윤명준(동의대 투수코치)을 지명했다. 2년 연속 고졸 유망주를 선발했다가 재미를 보지 못한 두산이 즉시전력감으로 꼽히던 대졸투수를 선택한 것이다. 윤명준은 두산 유니폼을 입고 11년 동안 28승15세이브63홀드를 기록하며 전면 드래프트 시대의 1라운드 신인 중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3년 연속 1라운드로 투수를 지명했던 두산은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야수로 눈을 돌려 천안북일고의 김인태를 1라운드로 선택했다. 입단 당시 김현수(LG 트윈스)의 뒤를 잇는 외야 유망주로 기대를 모은 김인태는 2020년대 들어 1군에서 본격적으로 기회를 얻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인태는 프로 12년 차가 된 올해 10경기에서 타율 .174 1홈런2타점3득점에 그치며 여전히 1군과 2군을 오르내리고 있다.
알칸타라 복귀해도 선발 입지 탄탄
2014년에 부활한 지역 연고제는 2022년을 끝으로 막을 내렸고 2023년 신인 드래프트부터 10년 만에 전면 드래프트가 부활했다. 2021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전체 9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두산은 북일고 내야수 문현빈(한화)과 충암고 포수 김동헌(키움), 대전고 투수 송영진(SSG) 등 청소년대표 출신의 유망주를 지명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두산의 선택은 북일고의 우완 투수 최준호였다.
최준호는 북일고 시절 장우진(두산), 김휘건(NC)과 삼각편대를 형성하며 이마트배 우승, 봉황대기 준우승을 이끌었지만 청소년 대표팀에는 오르지 못했고 이 때문에 1라운드 지명은 다소 이르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최준호는 입단하자마자 메디컬 테스트에서 팔꿈치 부상이 발견되면서 스프링캠프에 참여하지 못했다. 결국 최준호는 루키 시즌 1군무대에서 단 하나의 공도 던지지 못하고 시즌을 마쳤다.
최준호는 올해도 시범경기 3.1이닝5실점(평균자책점13.50) 부진으로 퓨처스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퓨처스리그 2경기에서 8이닝1자책으로 호투했고 4월 17일 1군의 부름을 받았다. 4월 17일 삼성전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 최준호는 23일 NC와의 프로 데뷔 첫 선발등판에서 5이닝1실점을 기록했고 최근 6경기에서 연속으로 선발로 등판하고 있다. 선발등판한 6경기 성적도 2승1패3.21(28이닝10자책)로 기대 이상이다.
지난 12일 kt와의 경기에서 6이닝2실점의 퀄리티스타트로 프로 데뷔 첫 승을 선발승으로 장식한 최준호는 시즌 첫 패를 당한 17일 롯데전에서도 6이닝1실점으로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호투를 선보였다. 그리고 최준호는 23일 SSG와의 경기에서 2회말에만 9득점을 올려준 타선의 든든한 지원 속에 5이닝5피안타2볼넷4탈삼진2실점의 준수한 투구내용을 선보이면서 시즌 2승째를 챙겼다.
지난 4월 말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와 브랜든 와델의 부상 당시 최준호와 함께 선발투수로 기회를 얻었던 김유성은 지난 10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현재 퓨처스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최준호는 6경기 연속 선발등판하며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다. 오는 26일 KIA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알칸타라의 복귀가 예정된 가운데 최준호는 알칸타라와 와델, 곽빈, 최원준을 잇는 두산 마운드의 5선발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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