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JTBC
이번 장충고 전의 영웅은 누가 뭐라해도 3타점 동점 3루타를 친 3루수 정성훈이었다. 출정식부터 감기 몸살에 시달리는 등 좋지 못한 컨디션으로 어렵게 시합에 임했던 그는 결정적 순간에 집중력을 발휘했다. 팀이 필요로 한순간, 호쾌한 장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을 뿐만 아니라 재치 있는 주루 플레이까지 펼치면서 역전의 발판도 마련했다.
자칫 1루 주자가 홈에서 아웃될 수도 있다는 판단 하에 정성훈은 과감히 3루로 파고 들면서 장충고 야수진에게 혼란을 가져왔다. 경험이 아직 부족했던 고교생 선수들은 뒤늦게 정성훈의 주루 플레이를 포착했지만 3루를 비워 놓는 바람에 그대로 추가 진루를 허용하고 말았다.
프로통산 2223경기 출장 (KBO 역대 3위) 2159안타 (역대 4위)의 기록이 말해주듯 산전수전 다 겪은 고참 선수의 관록은 팀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만났을 때 더욱 화려하게 빛났다. 1980년생, 만 44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 몸 상태도 정상은 아니었지만 왜 그가 몬스터즈의 주축 선수로 여전히 활약하는지를 스스로 증명한 것이다.
정성훈을 잘 아는 야구팬들은 그에게 '야구 천재'라는 표현을 아끼지 않는다. 정석적인 타격과 수비와는 살짝 거리감이 있는 독특한 폼을 지닌 그는 현역 시절 화려하지 않아도 꾸준함을 무기 삼아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수다.
소설과 드라마도 이날 경기 같은 내용으로 완성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정성훈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돌려 넣는 기적 같은 플레이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진짜 '야구 천재'의 진가를 제대로 증명해 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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