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일 : 우리가 온종일 하는 바로 그것>에서 총괄프로듀서를 맡았다.
넷플릭스
이 작품의 특이한 점이라면, 제작에 미국의 전직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가 참여했다는 것일테다. 알려진 바로는, 오바마는 작가인 스터드 터켈(Studs Terkel)의 1974년작 책 <일 : 사람들이 온종일 하는 것은 무엇이고 어떤 걸 느끼는지 말하다>(Working: People Talk About What They Do All Day and How They Feel About What They Do)을 대학 시절 인상 깊게 읽었다고 한다. 그래서 다큐의 제목도 여기서 따왔다.
터켈의 책과 다큐의 공통점이 있다면 직접 현장으로 들어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이다. 오바마의 표현을 빌리면 "(터켈의 작업은) 처음으로 누군가가 평범한 사람들에게 직업에 대해 물어본 것"이다. 왜 일에 대해, 직업에 대해 물어봐야 했을까? 1970년대 미국 사회는 자동화의 바람이 불면서 외국과 더 많은 경쟁에 돌입하던 때였고, 그에 따라 자본주의가 더더욱 고도화되던 시기였기 때문이었다.
50년이 지난 지금, 터켈이 그 시기 노동의 모습에 집중하며 시대의 변화에 주목했듯, 오바마와 제작진은 계층 사다리의 아래부터 위까지를 모두 올라가 보기로 한다. 평소에 주목하지 않으면 그 존재를 알기 어려운 이들을 만나보는 것이다. 호화로운 호텔의 하우스키퍼, 자택 요양 도우미 등 누군가의 편안함과 안온함을 위해 땀 흘리는 이들부터 요양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기업의 회장, "국가 권력을 대체하는"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거대한 기업의 수장까지.
각자가 하는 일과 관련해서 어떤 고민을 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사회경제적 위치, 정치적 맥락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당사자들의 입을 직접 빌려서 보여준다. 자동화가 호텔 하우스키퍼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소위 '로봇'들이 호텔의 다양한 서비스를 대체해 나가는 것이다. 100년 전만 해도 대공황으로 인한 경제위기에서 미국을 살리기 위해 도입되었던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정책에서 돌봄노동자들은 제외되었다. 그들의 노동은 가치가 낮다고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다큐의 표현을 빌리면 지금의 서비스직 종사자들은 그러한 인식이 낳은 유산의 "직계 후손들"이다.
22대 국회는 '일하는 시민들'의 모습과 더 닮아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