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체삼체 3화
넷플릭스
이는 문명이 발전하는 항세기와 살아 남아야 하는 난세기를 정확히 구별하기 위함이다. 난세기엔 온몸의 수분을 빼내고 두루마리처럼 말린 채 견디고 항세기가 되면 물속으로 던저져서 수분을 흡수하고 부활하여 다시 문명의 발전을 이뤄야 한다.
하지만 이 세계의 지구인 푸엥카레의 정리에 의하면 삼체문제는, 즉 물체의 운동법칙은 영원히 계산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삼체 세계의 외계인들은 다른 곳에서 해답을 찾기 시작한다. 물체 운동이 일정한 새로운 태양과 자신이 머물 행성을 찾는 것으로. 그리고 머나먼 외계 행성인 지구에서 전파신호가 날아온다.
삼체인들은 왜 지구에 빨리 오지 못하는가?
고도로 발달한 외계문명의 침공으로 전 인류가 멸망의 위기에 처하는 이야기는 전형적이다. '배틀쉽'(2012, 피터버그)이 그렇고 '인디펜던스 데이' 1(1996, 롤랜드에머리히)이 그렇다. 인류 멸망의 서사는 고도의 문명을 자랑하는 외계인에게 침공을 당한 인류가 적에 맞서서 서로 협력하며 극복하는 과정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삼체' 속 인류 멸망의 첫 단추는 외계인이 아니다. 인류의 자정능력이 없다고 믿는 한 천재 물리학자와 그녀의 추종자들이다. 그들은 광속의 몇십 배로 단숨에 날아와서 인류를 멸절시키지 않는다. 천척이나 되는 거대한 우주선이 가혹한 행성을 떠나 지구를 정복하기 위해서 수백 년을 더 날아와야 하는 인내의 시간이다. 그리고 인류에겐 외계인들이 선사할 인류 멸절의 아포칼립스를 막기 위한 준비와 기다림의 시간이다.
우주의 밤하늘이 나에게 윙크를 한다면
밤에 운동을 하다가 고개를 들었을때 까맣던 밤하늘이 나에게만 윙크를 보내는 상상을 해본적이 있다. 드라마 '삼체'에서도 내가 밤하늘을 보며 상상했던 장면과 비슷한 장면이 나온다. 신기했다. 별을 보며 화성이나 금성(샛별, 개밥바라기별)을 찾기도 하고, S.F물을 좋아 하지만 다중우주나 평행세계는 믿지 않는다. 보거나 경험한 적이 없기에. 이십 대에는 신을 믿고 싶었던 내가, 오십을 바라보는 지금도 여전히 성경의 바깥을 돌아다니는 유물론자이기에.
'삼체'는 흥미로운 우주 이론과 가설, 독특한 설정들이 재미를 더한다. 광활한 우주에서 인류가 아직까지 외계인을 찾지 못하는 이유를 질문하는 '페르미의 역설', '어둠의 숲'의 비밀, 광속을 넘지 못하는 속도의 한계를 초월한 '양자얽힘' 현상을 이용한 정찰과 통신, 그리고 동양의 명상과 비슷한 '면벽자' 개념을 통한 히어로의 탄생과 구원의 방식 등 '삼체' 시즌 1에서 던진 떡밥들을 2에서 어떻게 회수할지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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