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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감독' 부임한 KIA, 목표는 '우승'이다

[KBO리그 개막특집 10개 구단 전력분석 ⑤]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

24.03.17 09:33최종업데이트24.03.1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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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유니콘스와 SK 와이번스, 삼성 라이온즈,두산 베어스 등 KBO리그에는 '왕조'라고 부를 수 있는 여러 팀들이 있었지만 그 어떤 팀도 1980~90년대를 지배했던 해태 타이거즈에는 미치지 못했다. 해태는 1983년부터 1997년까지 15년 동안 9번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9번 모두 우승을 차지하는 독보적인 성적을 올렸다. 해태는 정규리그에서 다소 흔들리더라도 한국시리즈에만 진출하면 알 수 없는 힘을 발휘하며 상대를 압도했다.

하지만 2001년 해태의 유산을 물려 받은 KIA 타이거즈는 안타깝게도 해태 시절의 위용이 느껴지지 않는 게 사실이다. KIA는 여전히 한국시리즈 무패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지만 해태 인수 후 지난 23년 동안 한국시리즈에 두 번 밖에 진출하지 못했다. 특히 2017년 마지막 우승 이후에는 최근 6년 동안 두 번 밖에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했고 두 번 모두 와일카드 결정전에서 탈락하며 준플레이오프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KIA는 작년에도 5위 두산 베어스에 한 경기가 뒤져 가을야구 진출이 좌절됐다. 게다가 지난 1월에는 김종국 감독이 배임수재 혐의로 경질을 당하는 큰 악재도 있었다. 팀의 수장 없이 스프링캠프를 진행하던 KIA는 지난 2월13일 만 42세의 KBO리그 최연소 사령탑 이범호 감독을 선임했다. 부임하자마자 "목표는 우승"이라고 당차게 외쳤던 이범호 감독은 올 시즌 우승을 염원하는 KIA팬들의 바람을 이룰 수 있을까.

[투수] 올해도 빛나야 할 토종 좌완 트리오
 
 2024 시즌 KIA 타이거즈 예상 라인업 및 투수진
2024 시즌 KIA 타이거즈 예상 라인업 및 투수진양형석
 
KBO리그에서 각 구단들은 시즌을 준비할 때 언제나 외국인 원투펀치가 최소 합작 20승을 해줄 것을 전제한다. 물론 외국인 투수 교체가 전화위복이 될 때도 있지만 시즌 중에 외국인 투수를 교체한다는 것은 이미 그 팀의 시즌 구상이 어긋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작년 숀 앤더슨과 아도니스 메디나를 토마스 파노니(아이오와 컵스)와 마리오 산체스(퉁이 라이온스)로 교체한 KIA의 작년 외국인 투수 농사는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없다. 
 
작년 10승을 합작했던 파노니, 산체스와의 재계약을 포지한 KIA는 새 외국인 투수로 빅리그 4년 경력의 우완 윌 크로우와 빅리그에서 2년 동안 활약했던 제임스 네일을 영입했다. KIA는 2021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풀타임 선발로 활약했던 크로우가 작년의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같은 활약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시범경기에서 좋은 투구를 선보인 크로우와 달리 네일은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10.13으로 불안한 투구를 선보였다. 

KIA 마운드의 자랑은 역시 양현종과 이의리, 윤영철로 이어지는 신구조화를 이룬 토종 좌완 선발 트로이카다.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통산 168승의 '대투수' 양현종을 중심으로 2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한 파워피처 이의리, 그리고 고졸신인으로 작년 8승을 기록한 '기교파 신예' 윤영철로 구성된 좌완 3인방은 올해도 KIA의 선발진을 이끌 예정이다. 여기에 프로 3년 차 우완 황동하가 선발경쟁에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 3년 동안 89개의 세이브를 기록한 정해영이 올해도 변함없이 뒷문을 지킬 KIA는 작년 4승4패3세이브16홀드2.96으로 불펜 변신에 성공한 임기영과 국가대표 좌완 최지민이 셋업맨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여기에 2021년 홀드왕 장현식이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고 잠수함 박준표가 한창 성적이 좋았던 2019, 2020 시즌을 재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부상변수만 없다면 KIA의 불펜은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타선] 팬들이 기대하는 '풀타임 김도영' 

KIA는 작년 통합우승을 차지한 LG 트윈스에 이어 팀 타율(.279)과 팀 득점(726점) 부문에서 모두 2위에 올랐다. 간판타자 나성범이 부상으로 58경기 출전에 그쳤던 시즌임을 고려하면 작년 KIA의 공격력은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베테랑 최형우가 2021,2022 시즌의 아쉬움을 극복하고 작년 타율 .302 17홈런81타점으로 화려하게 부활했고 올해부터 1루수로 변신할 이우성과 주전 유격수 박찬호는 데뷔 첫 3할 타율을 기록했다.

KBO리그에서 가장 중독성 있는 응원가는 보유하고 있는 KIA의 외국인타자 소크라테스 브리또는 2022년보다 타율이 조금 떨어졌지만 20홈런96타점91득점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KIA는 작년 시즌이 끝나고 소크라테스와 총액 120만 달러에 재계약하면서 또 한 번 신뢰를 보여줬다. 소크라테스로서는 2년 동안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가 3년 차 시즌에 끝없이 추락했던 프레스턴 터커의 전철을 밟는 일은 없어야 한다.

소크라테스가 중견수, 나성범이 우익수로 활약할 KIA의 올 시즌 최대 격전지는 바로 좌익수다. 작년 좌익수로 59경기에서 363.2이닝을 소화했던 이우성이 1루수로 변신했고 올해 만40세가 된 최형우는 지명타자로 활약할 예정이다. 따라서 KIA의 좌익수 경쟁은 공수주에서 모두 준수한 능력을 보유한 이창진과 작년 군전역 후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최원준의 2파전이 될 전망이다. 물론 상대투수에 따라 두 선수가 플래툰으로 기용될 가능성도 있다.

202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문동주(한화 이글스)를 제치고 KIA의 1차 지명으로 선택된 내야수 김도영은 루키 시즌 부진을 씻고 작년 84경기에서 타율 .303 7홈런47타점72득점25도루를 기록하며 잠재력을 폭발했다. 김도영은 작년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에 참가했다가 왼손 엄지손가락 부상을 당하면서 KIA팬들을 놀라게 했지만 현재 시범경기에 정상적으로 출전하고 있어 개막전 출전에는 큰 이상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목할 선수] 고향서 태울 서교수의 '마지막 불꽃'

현재까지도 두 번째 선수가 나타나지 않은 KBO리그 유일의 한 시즌 200안타 주인공 서건창은 '서교수'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히어로즈 시절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타격능력을 자랑하던 타자였다. 두산의 정수빈을 비롯해 각 구단의 많은 교타자들이 서건창의 타격폼을 연구했을 정도. 하지만 리그 최고의 교타자였던 서건창은 2018년 종아리 부상 이후 고전하다가 2021년7월 트레이드를 통해 2루 포지션이 약점이던 LG로 이적했다.

하지만 LG의 오랜 2루 고민을 끝내줄 거란 팬들의 기대와 달리 서건창은 2021년 이적 후 타율 .247에 이어 2022년 타율 .224, 작년 타율 .200로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결국 작년 육성선수 출신 신민재에게 주전 자리를 내준 서건창은 시즌이 끝난 후 LG의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후 전성기를 보낸 키움과 안치홍(한화)이 떠난 롯데 자이언츠 등으로의 이적루머가 있었지만 서건창은 올해 고향팀 KIA에서 새출발을 하게 됐다.

사실 서건창이 주전 재진입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면 KIA는 그리 좋은 선택이 아니다. KIA에는 작년 타율 .320을 비롯해 최근 4년 동안 세 번이나 3할타율을 기록했던 붙박이 주전 2루수 김선빈이 있기 때문이다. 16일까지 시범경기 7경기에 출전한 서건창은 13타수3안타(타율 .231)로 썩 좋은 성적을 올리진 못했지만 홈런 하나와 2루타 하나로 3타점을 기록하며 개막엔트리 진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KIA에는 2021시즌이 끝나고 SSG랜더스에서 방출돼 KIA로 이적한 후 2년 연속 3할에 육박하는 타율을 기록하며 작년 11월 2년 총액 5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던 고종욱이라는 좋은 고참선수의 재기 사례가 있다. 서건창도 KIA에서 좋은 활약으로 재기에 성공한다면 재기를 노리는 다른 구단의 베테랑 선수들에게도 좋은 모범이 될 수 있다. 어쩌면 마지막 팀이 될 수도 있는 KIA에서 재기를 위한 불꽃을 태울 서건창의 올 시즌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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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2024시즌미리보기 KIA타이거즈 이범호감독 김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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