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묘> 스틸컷
㈜쇼박스
<파묘>는 풍수사, 장의사, 무당이 개인과 나라의 한(恨)을 해결하기 위해 활약하는 영화다. '파묘'란 묘를 파는 행위를 말하는데 집안에 우환이 있거나 묘가 잘 못 되었을 때 이장하는 의식도 포함한다. 좋은 기운이 흐르는 땅에 조상을 매장하는 장례문화와 결합한 이야기는 음양오행, 민간신앙과 결합해 기묘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장의사 영근(유해진)은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환기하는 존재다. 상덕과 영근의 티키타카는 버디 무비의 케미도 선사한다. 화림과 봉림으로 구성된 사제 케미는 남매 케미까지 더하며 힙한 감성을 끌어올린다.
오컬트의 큰 테두리 안에서 미스터리, 스릴러, 가족 드라마까지 포괄하고 있지만 산만하지 않다. 여느 공포 영화처럼 깜짝 놀라게 하는 점프스케어나 음향은 자제하고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는 미신, 전설을 역사적인 사실과 허구와 결합했다. 그럴싸할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디테일은 오컬트 장인 장재현 감독의 인장이다.
100년 넘은 무덤의 이장을 지켜본 경험, 비 오는 날 이장하면서 화장해야 했던 경험, 할머니의 틀니를 간직하고 있었던 경험을 시나리오에 녹여냈다. 최민식은 "전작들만 살펴봐도 만듦새가 세련되고 촘촘히 짠 카펫처럼 구멍이 없다"라며 탄탄한 시나리오에 반해 처음으로 오컬트 영화의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장재현 감독은 <검은 사제들>(2015), <사바하>(2019) 단 두 편으로 한국 영화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꾸준한 믿음으로 한국적인 것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하는 뚝심의 결과다.
샤머니즘으로 푼 뜻밖의 한일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