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데드맨> 스틸컷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는 과연 자기 이름대로 살아가고 있는지 점검하게 한다. 태어나면서 스스로 이름을 짓는 사람은 없기에 타인에게 빚지는 이름. 이름은 밝은 미래를 바라며 좋은 뜻을 담는다. 하지만 살다 보면 이름대로 살기 어려운 순간이 찾아온다. 이름값하며 사는 것, 분수를 아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알린다.
결국 책임의 메시지를 풀기 위한 소재로 바지사장이 쓰였다. 이름 팔아먹고 사는 남자가 뒤늦게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점진적으로 불러낸다. 만재(滿財)라는 이름도 영화의 설정과 맞물려 있다. 재물이 가득하라는 좋은 뜻이지만 박복한 삶은 아이러니하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돈도 많이 벌려고 벌인 일은 가족의 해체를 불러온다. 이름처럼 살려고 허우적거리지만 부질없는 헛발질의 연속이 인생이란 놈이다.
초반부는 만재가 부활하기 전까지 후반 이야기를 기대하게 한다. 사건이 개인에서 단체, 국가로 확장되고 여러 인물이 등장하며 산만해진다. 부패권력, 정경유착으로 영역을 넓혀 새로운 인물이 튀어나온다. 리드미컬했던 속도가 중반부터 느슨해진다. 바지사장, 쩐주, 모자 바꿔쓰기, 명의 거래 등 관련 용어와 인물이 추가되면서 곁가지가 늘어난다.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 관계는 추리 영화에서 자주 쓰는 후더닛 설정으로 이끌지만. 생각보다 최종 빌런의 정체를 쉽게 찾아낼 수 있어 통쾌함은 크지 않다. 낯설지 않은 이야기는 끊어지지 않는 고질적인 악순환이란 점에서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돈, 명예, 권력 등 끝도 없는 욕망이 팽배하는 물질만능시대 무엇을 쫓으며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
보고 쓰고, 읽고 쓰고, 듣고 씁니다.
https://brunch.co.kr/@doona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