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의 한 장면
KBS
원작 소설 혹은 웹툰이 드라마나 영화로 각색되면서 내용의 변질, 등장인물의 변화는 종종 시청자, 관객들의 반발을 자아내곤 한다. tvN <치즈인더트랩>, JTBC <재벌집 막내아들> 같은 드라마는 결국 막판 전개로 인해 용두사미라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지금의 <고려거란전쟁> 역시 자칫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게 될까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특히 실존하는 역사를 다룬 작품이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비판이 이전 현대물 소재 드라마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세게 쏟아지고 있다. 원작 소설을 읽지 않았더라도 역사책, 유튜브 등 다양한 경로로 학습이 이뤄진 상태에서 <고려거란전쟁>을 지켜본 입장이라면 역사 소재 드라마의 흔들리는 이야기 전개가 당혹스러울 따름이다. 제작진과 원작자 사이의 갈등 문제와 별개로 <고려거란전쟁>의 17~20회차 내용은 분명 시청자들의 기대치에 미흡했던 방영분이었다.
제작진은 일련의 입장문에서 방향성의 차이를 자주 언급하고 있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한 점이 목격되고 있다. 그 어디에도 시청자들에 대한 미안함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원작이 있더라도 각색이 이뤄지고 다양한 시각을 담은 인물 및 사건의 재해석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의 17화 이후의 내용은 좀처럼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제작진이 말하는 그 방향성은 경로를 제대로 가리키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보는 이들을 제대로 설득해내지 못하는 극의 내용이라면 뭔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일이다. 사람들이 KBS 대하 드라마를 기다렸던 점은 흔하디 흔한 퓨전 사극이 아닌, 정통 사극의 부활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런데 드라마의 틀이 크게 휘청거렸고 이는 곧바로 납득할 수 없는 작품에 대한 실망감으로 변하고 말았다. 우리가 바라는 건 제2의 <조선구마사> 혹은 <고려거란 '사랑과 전쟁'>의 등장이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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