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
채널A
한편, 엄마는 유방암 3기 환자로 현재 투병 중이었다. 그런 만큼 가족에 대한 걱정이 많았고, 의지할 사람은 할머니뿐이었다. 금쪽이의 변화가 절실했다. 오은영은 자신도 15년 전 암 진단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수술 받기 전 아이의 이름을 목놓아 불렀던 일을 말하던 오은영은 감정이 복받쳐 눈물을 훔쳤다.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가득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엄마의 심정에 공감했다.
금쪽이는 엄마가 아프다는 걸 알고는 있을까. 물론 금쪽이 입장에서도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라는 건 분명했다. 갑작스러운 엄마 아빠의 이혼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할머니와의 합가가 결정됐고, 마침 그 즈음해서 초기 사춘기가 도래했다. 게다가 엄마와의 이별까지 생각해야 하니 머릿속이 얼마나 복잡하고 어지러울까. 금쪽이의 마음을 더 들여다봐야 할 때였다.
엄마는 아픈 몸으로 정성껏 육개장을 끓였는데, 금쪽이는 갑자기 마라탕을 시켜달라고 졸랐다. 할머니는 철딱서니없는 금쪽이의 요구에 그냥 육개장을 먹으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엄마는 시무룩해진 금쪽이를 두고보지 못하고 마라탕을 배달시키고 말았다. 금쪽이의 요구 앞에 엄마는 무기력했다. 이처럼 금쪽이 앞에서 할머니와 엄마의 의견이 매번 엇갈렸다.
금쪽이는 욕구와 충동 조절에 어려움이 있었다. 미루거나 참는 조절 능력이 부족했다. 가령, 마라탕을 잔뜩 먹었음에도 잠시 후 혼자 주방으로 나가 남은 마라탕을 모두 해치웠다. 밤에도 잠들지 못하고 주방에서 가족들 몰래 야식을 먹었다. 촬영 하는 내내 그런 일이 반복됐다. 오은영은 엄마가 지침을 주고 매듭을 지어야 하는데 기본적인 제한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팬시점에서 쇼핑을 할 때도 가격을 고민도 하지 않고 바구니에 물건을 쓸어담기 시작했다. 12만 원이 넘는 물건을 구입한 것을 확인한 할머니가 놀라 충동구매를 말렸다. 금쪽이는 기분이 나빴는지 할머니를 밀쳤고, 물건을 강제로 빼는 할머니를 향해 막말을 쏟아부었다. 그럼에도 엄마는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다. 결국 이번에도 악역을 할머니가 담당한 셈이다.
"경제관념, 소비를 건강하게 하는 거 배워야 하는 겁니다. 누구한테? 부모한데. 못 배운 겁니다. (...) 금쪽이를 지나치게 허용적으로 키우는 거는요. 냉정하게 말하면 아이를 위한 게 아니에요. 엄마 자신을 위한 거예요." (오은영)
엄마는 금쪽이가 어릴 때부터 안 울리고 키우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놓았다. 아이가 괴로워하는 게 너무 싫었다는 이유에서였다. 또, 이혼 등으로 인해 아이에게 죄책감이 많아 가능하면 하고 싶은 걸 모두 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오은영은 엄마의 허용적인 육아에 대해 따끔하게 지적했다. 또 나쁜 역할을 도맡은 할머니 뒤에 숨어 있는 엄마의 비겁한 태도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오은영은 성장하면서 겪어야 할 일을 아이가 고통 받는 거라 생각해 아이의 욕구를 다 채워주는 건 '거짓 행복'이라고 단언했다. 현재 금쪽이가 행복감을 느끼는 유일한 길은 중독을 통한 자극뿐이었고, 금쪽이는 도파민을 유지하기 위해 문제 행동을 반복하고 있었다. 이른바 행위 중독(쇼핑, 게임, 폭식 등 특정 행위를 지나치게 하여 통제력을 잃는 상태) 상태였다.
자녀의 행위 중독 체크 리스트
①주변 사람에게 이것으로 인해 발생한 심각성을 숨긴다
②몸에 좋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계속한다.
③이것을 하지 않으면 우울감이나 분노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