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
성하훈
[기사 보강 : 29일 오후 1시 25분]
지난 21일 국회를 통과한 2024년 영진위 예산은 589억(사업비 466억)으로 목표했던 예산안보다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3년 850억(사업비 729억 4000만 원)에 비해 30% 정도 대폭 감소했다.
영진위는 올해 영화발전기금(영발기금)에서 80억 원 편성됐던 투자출자조합 예산이 국고지원으로 전환되면서 250억 원으로 늘어났다고 밝혔으나, 이를 합치더라도 840억 정도로 영진위는 853억 정도로 예상했던 예산을 밑도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영진위 측은 애니메이션 제작지원 20억 원이 일반회계로 이관됐기에 총액에서는 빠진 게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더라도 이는 기획개발, 독립영화, 영화제 지원 등 핵심 지원 사업 대부분의 예산을 삭감한 것으로 블랙리스트로 영화계를 옥죄던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로 되돌아간 수준이다. 최근 수년 동안의 예산을 비교해도 역대급 삭감으로 평가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영화계가 관심을 기울였던 지역영화 관련 예산은 하나도 복구되지 못한 채 모두 사라졌다. 예산안 논의 과정에서 국회 차원의 토론회가 열리는 등 약간의 기대감이 있었지만 실제적인 효과는 없었다.
독립예술영화제작지원사업의 경우 올해 117억 3000만 원에서 70억 원으로 60%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2022년 80억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기획개발지원사업도 70억에서 37억 2500만 원으로 삭감되면서, 창작자들의 고충이 커질 전망이다.
특히 영화제 지원예산은 52억 정도였던 것이 25억 1900만 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기존 국제영화제 46억, 국내영화제 6억 3000으로 나눠져 있었으나 하나의 사업으로 합치면서 절반 넘는 예산을 없애버린 것이다. 이는 블랙리스트가 가동되던 박근혜 정권 때 29억 수준(국제영화제 25억, 국내영화제 4억)보다도 못한 예산이다.
이미 예고된 것이기는 했으나 지역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중소규모 영화제들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일부 영화제들은 재정 압박으로 인해 2024년 개최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늘어난 예산으로는 투자조합 출자가 국고로 이관되면서 기존 80억 원에서 250억 원으로 확대된 것과 찾아가는 영화관 운영지원이 올해 2억 8200만 원에서 2024년 13억으로 대폭 증가했다.
또 신규사업으로 KO-PICK 쇼케이스 개최 4억 원, 장애인 동시관람 장비 지원 31억 9700만 원이 새로 만들어졌다. 장애인 지원 등을 내세우고 있으나 절실하게 요구했던 지역영화 예산 12억 원이 삭감된 것을 감안하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영진위가 제 역할 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