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수원삼성이 강원과의 K리그1 최종라운드에서 0-0으로 비긴 후 망연자실하는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2013년 K리그에 승강제가 처음으로 도입된 이후 올 시즌 역대급 강등권 경쟁이 펼쳐지면서 흥미를 더했다. 하지만 K리그 4회, FA컵 5회, 아시안수퍼컵 및 아시안클럽컵 2연패 등 최고의 명문 구단이었던 수원 삼성의 2부 리그 강등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수원 삼성, 설마했던 전통 명가의 추락
1996년 창단한 수원 삼성은 김호, 차범근 등 이름값있는 명장들과 최고의 스쿼드를 구축하며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 K리그를 선도하는 대표적인 구단이었다.
그랬던 수원 삼성이 서서히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2014년 삼성스포츠단의 운영 주체가 삼성 그룹에서 제일기획으로 넘어가면서부터다. 구단의 지원이 대폭 줄어들자 과거의 화려함을 조금씩 잃어갔다.
위기감이 대두된 것은 지난해였다.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내몰리는 위기 속에서도 가까스로 잔류에 성공, 급한 불을 끄며 한 숨을 돌렸을 뿐 2023시즌에도 수원 삼성의 행보는 제 자리 걸음이었다.
제대로 된 선수 보강 없이 새 시즌을 돌입한 수원 삼성은 이병근 감독 체제 아래 개막 후 10경기(2무 8패) 무승으로 최하위에 쳐졌다. 이병근 감독이 물러나고, 최성용 수석코치 대행 체제를 거친 뒤 지난 5월 김병수 감독을 선임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그럼에도 감독 교체 효과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후반기로 접어든 시점에서 수원 삼성 프런트는 플레잉 코치였던 염기훈을 사령탑에 앉히는 초강수를 던졌다. 지도자 경험이 일천한 염기훈 감독 대행은 마지막까지 사력을 다했다.
수원 삼성의 현실적인 목표는 다이렉트 강등권인 최하위 탈출이었다. 36라운드 수원FC전에서 10명이 싸우는 악재에도 투혼의 승점 3을 따낸 데 이어 37라운드에서는 라이벌 서울과의 슈퍼매치를 승리로 장식하며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그러나 강원과의 최종전에서 보여준 수원 삼성의 무기력한 모습은 강등이 될 만한 이유를 여실히 드러냈다.
외국인 선수 영입이 모두 실패로 돌아간 데다 잦은 감독 교체는 팀 내부적으로 큰 혼선을 빚었다. 8승 9무 21패. 10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성적이었다. 전통 명가 수원 삼성이 12개 팀 중 최하위의 수모를 당한 것이다. 설마 했던 강등이라는 현실에 직면한 수원 삼성으로선 1부 승격을 위해 새롭게 팀을 정비하는 것이 급선무다.
극적으로 잔류한 강원FC-수원FC
K리그1은 지난 시즌부터 12개팀 중 12위는 다이렉트 강등, 10~11위 2팀이 K리그2 2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구조로 변경됐다. 이러다보니 최악의 경우 12개 팀 중 무려 최대 3팀이 강등될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8, 9위라고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순위인 셈이다.
특히 2부에서 승격한 광주의 돌풍까지 맞물리면서 올 시즌은 역대급 강등권 싸움이 전개될 수밖에 없었다. 수원 삼성, 강원FC, 수원FC가 최종 라운드에서야 순위가 결정될 만큼 살얼음판을 걸었다.
강원FC는 시즌 초반 성적 부진으로 최용수 감독이 사임하고, 윤정환에게 지휘봉을 맡기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눈에 띄는 변화는 아니었지만 수원 삼성과 최하위를 놓고 엎치락 뒤치락하며 마지막까지 경쟁 구도를 이어나갔다.
김도균 감독 체제로 온전히 올 시즌을 끌고 간 수원FC는 경기당 평균 2실점의 빈약한 수비력이 발목을 잡았다. 시즌 초반 중위권을 내달렸지만 12라운드부터 24라운드까지 1승 2무 10패에 그치면서 하위권을 맴돌았다.
결국 강원FC와 수원FC가 각각 10, 11위로 마감하며, 다이렉트 강등을 면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두 팀에겐 단두대 매치인 승강 플레이오프가 기다리고 있었다.
강원FC는 김포FC와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1승 1무로 우위를 점하며 잔류를 확정지었다. 반면 수원FC는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1차전에서 부산에 1-2로 패한 데 이어 2차전에서도 전반 15분 선제골을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수원FC는 저력을 발휘했다. 후반 종료 10분여를 남겨두고 김현과 이영재의 극적인 연속골로 연장 승부로 몰고 갔다. 연장전에서는 수원FC 특유의 공격 축구가 위력을 발휘하면서 3골을 몰아친 끝에 5-2로 드라마 같은 승리를 거두고, 잔류의 기쁨을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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