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BS <다큐멘터리K>는 지난 8월 말부터 총 10부작 '책맹 인류'를 통해 그 이유와 해결방법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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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를 읽을 수 있는 아이들이 얼마나 될까요?
그렇다면 부모들이 골라주는 이른바 '필독 도서'나 '권장도서'는 읽을만한 책일까? 교육 전문가들은 고개를 젓는다. 3,4학년 권장도서라는데 살펴보면 중 3 문해력 수준이어야 읽을 수 있는 내용이란다. 심지어, 5,6 학년 권장도서보다 어려운 책인 경우도 있단다. 대부분 평균 문해력보다 어려운 책을 이른바 권장도서, 필독도서로 정해놓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말한다. 읽을 수 있는 수준보다 높은 책을 읽게 하면 아이들은 스스로 '난 못 읽나보다'라며 자괴감을 느낀다고. 준비 운동도 안 하고 아이들을 강물에 내던지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이다. 아이들은, 아니 사람들은 누구나 못하는 건 하고 싶어하지 않는단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반문한다. "어머니는 성인 권장도서 다 읽으셨나요?"
아이들 대부분은 책을 읽지 않는 것에 대한 지적이나, 책을 읽으라는 강요를 받았다고 말한다(56%). 특히, 이제 공부를 좀 해야 한다고 어른들이 생각하는 5학년 정도가 되면 그 정도가 더해진다. 그런 어른들의 자율성 침해가 독서 의욕 저하와 독서 거부로 나타난다고 다큐는 설명한다.
'핸드폰 그만보고 책 좀 읽어!',
'책을 많이 읽어야 수학 문제 잘 읽지!'
'웹툰 좀 그만쳐 봐!'
'의사가 되려면 책 읽어야 해!'
'너 책 안 읽으면 대학 못간다!'
'책 읽어야 지식이 쌓이는데 바보되게?'
부모에게 책이란 지식과 미래, 훌륭한 사람, 그리고 성공을 상징한다. 즉 목적의식적이며 학습적인 도구인 것이다. 그래서 늘 '책을 읽어야 ~를 잘 할 수 있어'라고 말한다. 즉 부모들 자신이 책을 통해 행복을 느껴본 경험이 부족하니, 그저 세간의 이유를 따를 수밖에 없다.
책이란 문해력을 높이고, 이해력을 고양시키는 좋은 '루트'일 뿐이다. 또 다른 자습서인 것이다. 그런 도구론적인 이유말고,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스스로 경험해 보지 못한 우리 사회 어른들은 아이들을 설득하지 못한다.
물론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디어 환경의 발전과 함께 전 세계는 독서의 침체를 고민하고 있다. 이에 연구를 거듭한 학자들은 '읽기의 동기'에 답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실제 연구에 따르면 인생에서 독서를 통해 얻는 즐거움이 사회경제적 성취보다 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준다고 한다. 우리 사회 어른들이 요구하는 지식을 위한 독서에서 행복을 위한 자리는 없다. 하지만, 연구는 단언한다. '즐거움을 위한 독서야말로 미래 성공에 가장 중요하고도, 유일한 지표'라고.
아이들도 말한다. 억지로 읽는 게 아니라, 읽고 싶은 책을, 읽고 싶을 때 읽게 해달라고. 다큐는 말한다. '놀이'로써, '즐거움'으로써의 독서만이 책맹 시대 아이들을 구제할 수 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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