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아트 리좀 입구.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예술촌 상상길에 위치하고 있다.
권지현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은 마산, 창원, 진해가 통합되기 전 마산의 중심지였다. 젊은이들이 모이고 밤새 불이 꺼지지 않던 거리는 세월이 흐르면서 골목마다 스산한 추억만 남긴 채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졌다. 그러다 거짓말처럼 골목에 다시 생기가 돈 건 2015년.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창동이 예술촌으로 변모하면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것이다. 골목골목 건물들을 새롭게 단장했고,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들었다. 그리고 그곳에 '씨네아트 리좀'이 문을 열었다. 하효선 대표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씨네아트 리좀'을 지키고 있다.
"골목을 살리고 싶었는데 그게 영화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리좀(Rhizome)'은 수평으로 뻗어나가는 뿌리줄기를 일컫는 생물학 용어다. '수직'이 아닌 '수평'이란 뜻에 마음이 간다. 모든 문화는 평등하게 공존해야 한다는 말일 테다. 그것이 분야가 다르건 지역이 다르건 말이다. 씨네아트 리좀은 예술가들의 작업공간인 '레지던스 리좀'에서 시작했다. 하효선 대표는 생기 잃은 구도심에 예술가들을 끌어모아 창동이란 공간의 추억과 문화를 살려내고 싶었다. 기꺼이 창동 예술촌에 입주했다. 사람이 모이면 뭐라도 할 수 있겠지 싶어 지하1층 지상 4층 건물에 사비를 들여 레지던스를 만들고 예술가들을 불러 모았다. 그렇게 모든 것은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그냥 공동체 상영 같은 거였어요. 극장이 생기기 전부터도 우리가 영화를 봤거든요. 예술영화를 중심으로 작품성 있는 영화를 함께 보자고 해서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영화 해설과 함께 보는 '창원씨네마떼끄'와 독립영화를 보는 '창동독립영화상영회', 그리고 프랑스영화를 보는 '목요영화'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활동했어요. 이후에 창동예술촌 사람들도 보러오고, 시민들도 알고 찾아오고 한 거죠. 그때는 DVD를 사서 영화를 틀었어요. 그걸 한 몇 년 한 것 같아요."
그러다 창원시가 지원을 중단하면서 위기가 닥쳤다. 건물에서 퇴거 명령이 내려진 것. 손 놓고 있을 수 없었다. 하효선 대표는 직접 건물주를 만나 계약을 연장하고, 사비를 들여 지하에는 씨네아트 '리좀'을 지상에는 레지던스, 게스트하우스, 갤러리 그리고 카페 등을 만들어 복합문화 공간으로 새롭게 정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