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 '로키' 시즌2
디즈니플러스
우리가 그동안 극장에서 만났던 '로키'라는 인물은 그저 세상을 어지럽게 만드는 악당, 혹은 안티 히어로의 특징이 강하게 드리워진 캐릭터였다. 그런데 <로키> 단독 시리즈를 통해 시공간을 초월한 이동을 겪게 되면서 곳곳에 존재한 자신 및 주변인들의 변종을 만나게 되면서 그는 점차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저 세상을 어지럽히는 존재로만 알고 있었던 로키는 점차 세상의 질서를 바로 세우는 수호자처럼 변하기 시작했고 결국 시간을 관리하는 신의 자리에 올라섰다. 역대 MCU 영화와 시리즈 중에서 이처럼 스스로를 성장시킨 캐릭터가 과연 몇이나 있었을까? 단순히 철부지 악당의 개과천선이 아닌, MCU의 최근 고민거리로 전락한 멀티버스 콘셉트를 적절히 활용하면서 깔끔하게 시즌을 마무리 짓는데 성공했다.
이처럼 <로키> 시즌2는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면서 지지부진했던 MCU의 새로운 가능성도 마련해줬다. 반면 극장판 영화로 만들었다면 더욱 큰 효과를 거뒀을 것이라는 마블 마니아들의 아쉬움 섞인 찬사와 더불어 지난 몇년 사이 벌어진 마블 수뇌부의 오판이 <로키> 시리즈를 통해 더욱 확연히 드러난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멀티버스 개념의 거대한 서사를 담으면서 향후 만들어질 영화의 중요한 열쇠가 될 작품을 극장 대신 소수의 이용자로 한정되는 OTT물로 제작했다는 사실은 여전히 디즈니와 마블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극장, OTT 투트랙 전략"의 현재라는 점에서 씁쓸함을 안겨준다. 타 MCU 영화도 진작에 이렇게 만들었더라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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