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이태원 참사 다큐멘터리 <크러시>를 소개하는 영국 <가디언>
가디언
<크러시>를 만든 제작진은 영국 <가디언>을 통해 더 깊은 이야기를 전했다. 총괄 프로듀서인 스투 슈라이버리는 "폭탄이나 총기도 없고, 건물이 무너진 것도 아니고, 비행기가 추락한 것도 아닌데 서울의 공공거리에서 159명이나 숨진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라고 입을 뗐다.
그는 "처음에 현장 영상을 봤을 때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골목에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고, 불과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사람들이 이를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는 시각적 병치(visual juxtaposition)"라고 전했다.
이 다큐멘터리의 제작진은 이태원 참사의 원인을 한국 사회 특유의 '세대 격차'에서 찾기도 했다.
또 다른 총괄 프로듀서 제프 짐발리스트는 "놀이보다 일을 중요하게 여기고, 한국전쟁 이후 경제 호황을 이뤄낸 한국의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도 이를 따라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러나 한국의 젊은 세대는 실업, 빈곤 등 생존 문제를 고민하면서 심리적으로도 어떻게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 비현실적인 기대를 갖고 있다"면서 "한국은 세계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 다큐멘터리를 만들며 우리가 발견하고, 많은 생존자들이 지적한 것은 한국이 매우 뛰어난 문화, 사회, 정부를 갖췄다는 것"이라며 "한국은 매주 시위가 열릴 정도로 시위 문화가 많고, 대규모 군중을 통제하는 경험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평소에는 이런 시스템이 잘 돌아가는데 2014년 세월호 참사와 작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는 왜 그렇게 되지 않았느냐고 묻게 된다"면서 "두 참사의 명백한 공통점은 피해자 다수가 젊은 세대였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디언>은 "이태원 참사는 최악의 재난이었으나, 빠르게 돌아가는 미디어 탓에 전 세계 헤드라인에 오래 머물지 못했다"라며 "<크러시> 제작진은 시청자들이 당시의 참사를 간접적으로 경험함으로써 그날 밤의 사건을 기억하고 교훈을 얻길 바라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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