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최준용(왼쪽)과 새 외국인 선수 존슨
KBL
'슈퍼팀'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프로농구 부산 KCC가 화려한 공격력을 앞세워 컵대회 4강에 합류했다. KCC는 13일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열린 2023 MG 새마을금고 KBL 컵대회 조별리그 B조 창원 LG와 경기에서 91-89로 승리했다.
슈터 허웅은 이날 3점슛 5개 포함 27점으로 맹활약했다. 새 외국인 선수인 알리제 존슨도 19점 10리바운드 8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쳤다. 이적생 최준용도 12점 8리바운드로 지원했다.
이로서 조별리그 2승을 거둔 KCC는 B조 1위로 4강에 합류했고 같은 조에 속한 LG(1승1패)와 대구 한국가스공사(2패)는 탈락했다.
KCC는 올시즌 최준용의 영입으로 허웅-라건아-이승현으로 이어지는 KBL 역사에 손꼽힐 호화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세근을 영입하여 김선형-자밀 워니가 건재한 SK와 함께 올시즌 패권을 다툴 유력한 우승후보로도 꼽힌다.
여기에 최근 전주에서 부산으로 22년 만에 연고지 이전까지 단행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컵대회는 부산 KCC라는 이름으로 첫 선을 보이는 무대이자, 첫 우승까지 달성할수 있는 기회다.
KCC는 우승후보답게 지난 9일 1차전에서는 아이제아 힉스가 부상을 당하며 빠진 한국가스공사에 98-78, 20점 차로 여유있게 대파한바 있다. 이번 대회 대부분의 프로구단들이 2022 항저우게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됐던 인원들에게 휴식을 부여했지만 KCC는 라건아와 이승현까지 경기에 출전시켰다. 대신 두 선수의 출전시간을 15-25분 내외로 조절하여 크게 무리시키지는 않고 조직력을 다지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를 압도하기에는 충분했다. 이적생 최준용은 가스공사전에서 26점을 터뜨리며 10리바운드를 추가하여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화려한 KCC 공식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KT전에서는 동료들을 살리는 플레이에 더 집중하여 살림꾼 역할을 수행했다. 잦은 잔부상 전력이나 멘탈 문제도 KCC 스타일에 어울릴지 우려도 많았지만, 이번에는 비시즌간 몸관리를 잘한 것이 느껴지는 컨디션이었다.
새 외인 알리제 존슨의 활약도 돋보였다. 존슨 역시 KBL 데뷔전이었던 가스공사전에서 자신이 기록한 18점을 1쿼터에 모두 몰아넣는 괴력을 선보였고, 7리바운드 3어시스트, 3점슛 2개를 곁들였다. LG전에서는 야투 10개를 던져 6개를 집어넣었고, 자유투 7개를 모두 적중시키는 높은 슈팅 효율성을 보여줬다.
스윙맨에 가까운 포워드 유형의 선수임에도 KBL 최고의 정통빅맨인 외국선수 LG 아셈 마레이와의 매치업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비록 파울관리에 실패하여 LG전 4쿼터에 5반칙으로 코트를 물러난게 옥의 티였지만 코트 위에 있는 시간은 충분히 제 몫을 다했다. 여기에 또 다른 이적생 이호현도 야전사령관 임무를 잘 수행해주고 있다.
누가 나서든 '해결사'가 되어줄 선수가 많다는 것은, 개인능력이 우수한 슈퍼팀만의 가장 큰 장점이다. KCC는 라건아와 이승현이 투입되었을 때와 없을 때 전술과 경기력이 크게 달라지는 모습을 확인했다. KCC는 조별리그 2경기에서 플랜 A와 B를 나누어서 전혀 다른 색깔로 팀을 운영할수 있다는 경쟁력을 보여줬다. 전창진 감독이 가장 자신했던 공격적인 부분은 아직 손발을 맞출 시간이 짧았던 것을 감안해도 충분히 그 위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단점도 분명히 드러났다. KCC의 약점은 높이와 수비 집중력에 있다. 가스공사전에서는 대승가 별개로 리바운드 대결에서는 32-45로 크게 밀렸고 공격리바운드만 21개를 허용했다. LG전에서는 3쿼터까지 여유있게 앞서다가 4쿼터에만 이관희에게 무려 21점을 내주고 2점차까지 추격당하여 하마터면 대역전패를 당할뻔 했다.
작전타임마다 전창진 감독은 선수들의 수비적인 움직임과 집중력을 자주 질타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외국인 선수인 존슨만 해도 공격에서는 다재다능함이 돋보였지만 반면 수비에서는 종종 적극성이 결여된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전 감독은 존슨이 해외 경험이 부족하고 기분에 따라 집중력에 기복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개선을 당부했다.
KCC는 최준용을 제외하면 포지션별로 선수들의 신장이 낮은 팀이고 라건아는 전성기에 비하여 기량이 내려온 상황이다. 선수들의 적극적인 박스아웃과 리바운드 가담이 없다면 높이 싸움에서 고전할 수밖에 없다.
KCC는 준결승에서 KT를 만난다. SK와 현대모비스는 14일 오후 12시 30분부터 먼저 맞대결을 펼치고, 이어 KCC와 KT가 오후 2시 30분부터 결승행 티켓을 두고 격돌한다. 만일 KCC와 SK가 나란히 결승에 오른다면, 정규리그 개막을 앞두고 우승후보로 꼽히는 두 슈퍼팀의 올시즌 첫 라이벌 매치가 성사될 수 있기에 농구 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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