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KBS2
강형욱은 작정한 듯 보호자의 인식을 바꾸려 했다. 보호자는 어떤 개가 축복이를 놀라게 하는 바람에 공격성이 발현됐다고 주장했는데, 강형욱은 그런 식이라면 축복이는 얼마나 많은 개들이 공격성을 발현시켰겠냐며 다른 개 때문이 아니라 축복이와 보호자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솔루션은 명확했다. ①핀치칼라 사용 ②입마개 착용 ③짧은 목줄 착용 ④한 마리씩 산책 ⑤달려 나갈 때 목줄 당기기
그런데 보호자는 핀치칼라를 사용하는 게 마음이 아프다며 주저했다. 강형욱은 동물보호법이 약해서 축복이가 살아 있는 거라며 경각심을 불어넣었다. 다른 동물을 죽이는 것보다 훨씬 나은 선택이었다. 강형욱은 축복이가 아니라 피해견들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개의 평온한 일상을 빼앗은 사실이 더 중요하니, 평생 미안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훈련은 의외로 간단히 진행됐다. 핀치칼라를 사용하니, 축복이는 헬퍼견을 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좋은 타이밍이라 여겼는지 강형욱은 자신이 목줄을 잡고 통제에 나섰다. 놀라서 손으로 입을 막은 보호자에게, 강형욱은 과속하면 벌금내는 게 당연하 듯 통제에 따르지 않으면 제지하는 게 맞다고 거듭 강조했다. 훈련을 통해 축복이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었다.
한편, 세 번째 가정의 담이도 핀치칼라를 사용해 훈련에 나섰다. 강형욱의 압박에도 담이는 계속 짖어대며 포식성에 의한 공격성을 내비쳤다. 강형욱은 과한 흥분을 넘어 흥분 중독일 수 있다며 우려했다. 다행스러운 점은 담이가 짖다가도 보호자를 따라간다는 것이었다. 포식성보다 보호자와 함께 있고자 하는 욕구가 더 강한 것이다. 희망을 발견한 순간이었다.
강형욱은 무작정 압박하기보다 지켜보며 수위를 조절하자고 조언했다. 또,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시간이 좀 필요하겠으나 보호자가 단호히 훈련에 나선다면 담이의 공격성도 고쳐질 것이다. 반려동물 최적화 건물에 거주할 정도로 보호자들은 자신의 반려견을 아끼고 예뻐했다. 그건 반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그들이 진정 반려견을 사랑하냐고 묻는다면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반려견의 문제 행동을 묵인하고 무조건 예뻐만 하는 보호자. 반려견이 공격성을 보여도 통제는커녕 '내 개는 착해. 사람은 안 물어'라고 말하는 보호자. 과연 그들을 신뢰할 수 있을까. 역시 '개훌륭' 3년으로는 부족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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