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춘천영화제 '클로즈업' 섹션의 주인공 이준익 감독과 영화 <라디오스타> 출연 배우들. 왼쪽부터 배우 안성기, 박중훈, 안미나, 이준익 감독.
이선필
제작자로, 기획자로, 그리고 감독으로 이준익의 행보는 한국 대중영화의 큰 맥 중 하나다. 해외 주요 영화계와 달리 유독 창작자의 조로현상(빠른 은퇴)이 심한 국내 영화계에서 그는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 중인 현역이며, 대중영화 시스템 안에서 끊임없이 소통해 온 영화인이다. 그런 그가 말대로 벌써 데뷔 30년을 맞이했다.
이준익 감독을 춘천영화제가 소환했다. 10회를 맞아 운영위원장 등 조직과 사무국 인원의 대거 변화를 꾀한 직후다.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 춘천영화제는 '클로즈업'이란 섹션을 신설했고, 첫 주인공으로 이준익 감독을 모셨다. 그 부름에 응답한 감독, 그리고 영화 나이 30년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배우들이 9일, 10일 이틀간 춘천시를 찾았다. 그 마지막 상영일이던 10일 오후 <라디오스타> 주역들을 춘천시 메가박스에서 만날 수 있었다.
감동을 나누다
이날 행사가 특별했던 이유는 이준익 감독이 애정하는 작품의 상영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배우 안성기가 모처럼 건강한 모습으로 관객 앞에 섰고, 박중훈과 안미나(당시 활동명 한여운) 등 주역들이 감독과 한자리에 모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기자 시절 <라디오스타> 상영이 끝나고 현장에서 1분간 잔잔한 박수가 이어지던 풍경이 있었다"고 회상한 김형석 춘천영화제 운영위원장 말처럼 극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진심 어린 질문과 애정을 드러내며 주역들을 맞았다.
현장에선 영화 <라디오스타>가 한물간 스타 가수 최곤(박중훈)과 라디오 피디 강석영(최정윤)간 로맨스물로 기획됐다가 이준익 감독의 주장으로 매니저 박민수(안성기)간 브로맨스물이 된 사연부터 다양한 비하인드가 공개됐다. 외지로 취급받던 영월 지역 중개소에서 주민들의 고충과 애환을 전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사게 되는 이야기는 개봉 당시엔 약 150만 관객 정도 동원하며 흥행에 아쉬움을 남겼지만, 배우들이 주연상을 받고 해외 영화제에서도 꾸준히 회자되는 사랑스러운 영화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