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센트> 스틸컷
(주)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영화는 선이 힘을 합쳐 악을 이긴다는 히어로물의 구성을 답습한다. 벤자민은 주변 사람을 밀어내는 척력, 안나는 끌어당기는 인력의 느낌을 준다는 점에서 히어로와 빌런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다크 나이트>의 정신을 계승한다.
이런 점만 보면 초능력을 가지게 된 소년들의 다툼과 방황을 지닌 조쉬 트랭크 감독의 <크로니클>이 연상된다. <이노센트>가 이런 비슷한 작품들과의 비교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핵심은 성장이다.
유년시절은 내적 또는 외적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 시기다. 때문에 누구를 만나고 어떤 경험을 하는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 작품이 네 명의 아이들 중 유일하게 초능력이 없는 이다를 주인공으로 택한 건 이런 이유에서다. 이다는 초능력이 없기에 선과 악 그 어디에 서야 한다는 강박에 빠져있지 않다. 초반 악에 가까웠던 이다는 벤자민의 흑화와 위기에 빠진 안나를 통해 성장한다.
<이노센트>는 순수하기에 더 악해질 수 있고, 동시에 성장이란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공포 스릴러 히어로물이라는 장르적인 매력으로 풀어냈다. '어른들은 몰라요'라는 말처럼 아이들의 시선에서 가질 수 있는 고민과 아픔, 이를 함께 이겨내는 우정과 연대를 담아낸 시선이 인상적이다. 독창적이면서 섬세하게 소재를 풀어내는 에실 보그트의 스토리텔링 능력을 만낄할 수 있는 영화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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