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KBS
산이를 관찰해 본 강형욱은 산이가 예민하고 겁 많은 기질이라는 점은 간파했다. 산이의 공격성은 '방어적 공격성'에 가까웠고, 이는 공포심에서 나오는 것으로 상대방의 반응에 따라 점점 더 강화되는 측면이 있었다. 또 위협받은 게 없는데도 공격성이 발현되는 경우도 있었는데, 충동적인 성향 때문이었다. 낮은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는데 훈련이 시급해 보였다.
반응성을 낮추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이다. ① 자극이 없는 환경을 마련하거나 ②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우선, 현재의 주거 환경을 극적으로 개선하는 건 어려웠다. 오토바이를 마주치지 않는 게 불가능했기 때문에 결국 압박이 필요했다. 강형욱은 압박을 통해 직접적인 문제 행동을 감소하겠지만, 문제의 근원까지 해결하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훈련사인 그에게도 딜레마였으리라.
세 번째 방법은 ③ 중성화이다. 다만 강형욱은 지금은 강한 자극이 될 수 있기에 6개월 후, 산이가 18개월쯤 됐을 때 할 것을 권했다. 그리고 강형욱은 반려견 케어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 아빠 보호자의 태도도 지적했다. 엄마 보호자는 아빠 보호자가 바쁘기 때문이라 둘러댔지만, 강형욱은 "나도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산책시키고 왔다"며 결국 의지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우선 입마개 착용 연습부터 시작했다. 산이는 입이 막히니 위축된 듯했는데, 어색해 하기는 해도 곧잘 따라와 주었다. 내친김에 야외 산책까지 나섰다. 여전히 오토바이를 향해 흥분해 짖고, 마주친 반려견에게도 달려들려 했다. 줄 당김도 심한 편이었다. 아직 산책의 기본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올바른 산책 교육을 배우지 못한 데다 복잡한 환경 때문에 더욱 예민해진 것이다.
강형욱은 예민한 반려견에게 최고의 약은 운동이라 강조하면서 시각적인 놀이 말고 단순한 걷기, 뛰기, 수영을 추천했다. 훈련은 조금씩 결심을 맺어나갔다. 더 이상 산책에서 만난 반려견을 향해 달려들지 않았다. 강형욱은 산이가 자신을 방어하려 했던 것이라며 사실은 피하고 싶었을 거라 짐작했다. 마지막 문제인 중년 남자를 향한 공격성도 충분히 제어됐다.
이경규가 걸어가며 공격성을 판단해 봤지만, 더 이상 공격성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반기기까지 했다. 예민하고 겁이 많은 탓에 자신을 지키기 위해 짖었던 산이는 꾸준한 훈련을 통해 나아질 것이다. 반려견의 기질만큼이나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것이 반려견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보호자들이 제대로 알고 책임감을 갖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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