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
SBS
총 12부작으로 구성된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는 새롭게 비중을 높인 국과수의 등장으로 총 3개 기관 협동 수사의 의미를 강조했었다. 그런데 시즌 1 포스터에서 보여진 것처럼 진호개-송설과 더불어 이야기의 큰 축을 담당했던 봉도진가 3회만에 죽음으로 퇴장하면서 상당 부분 의미를 잃고 말았다. 소방서와 관련된 극의 전개에서 가장 인상 깊고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봉도진이 사라지면서 일순간에 균형이 무너진 것이다.
그의 빈 자리는 5회부터 국과수 인물로 본격 투입되는 강도하가 메우게 되었고 예상대로 진호개와 대립되는 성향의 인물로 그려질 예정이다. 주인공의 갑작스런 하차는 미드에서도 종종 발생하는 일이지만 전출, 퇴사, 이직 등 가능한 향후 시리즈에 재출연할 여지를 남겨두고 이야기를 그려가는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에선 죽음, 그것도 방영 초반에 극단적 방식으로 캐릭터를 지워 버렸고 이에 시청자들의 원성이 곳곳에서 쏟아질 수 밖에 없었다. 이와 같은 상황의 발생은 시청자나 작가 및 제작진이 바라보는 특정 캐릭터의 위치, 생각이 전혀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 대목이다. 꼭 이 방법밖엔 없었을까? 아쉬움이 크게 남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위급한 상황에서도 냉철함을 잃지 않는 소방관 봉도진이 품고 있는 인간적인 면모에 동화되었던 시청자들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 놓은 것과 다를 바 없었다. 이제 드라마의 남은 이야기에선 중도 투입된 강도하라는 캐릭터가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지만 3-4회에 실망감을 드러낸 시청자들을 충분히 달래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의 위험한 도박이 성공할지, 아니면 자충수가 될지 여부는 잔여 총 8회차 방영분의 성패와도 직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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