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문> 스틸컷
CJ ENM
영화는 광활한 우주에 고립된 대원과 38.4만 km 떨어져 있는 센터장과의 거리만큼이나 온도차를 가진 사람들로 의견 출동을 벌인다. 아버지의 꿈을 이루는데 사력을 다하는 아들, 성공에 집착하던 센터장,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장관, 전 우주적 연대로 도움을 요청하는 NASA 직원 등이 각자의 사정에 따라 바쁘게 움직이게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용서와 구원, 희망과 위로 같은 인류애적 관점에서 진행된다. <국가대표>나 <신과함께> 시리즈부터 이어져 온 죄의식이 불러온 책임감에 화두를 던지며 인간으로서 최소한으로 지켜야 할 것들을 떠올려 보게 한다. 어쩌면 뻔하디뻔한 '신파'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조금만 비틀어 보면 당연히 지켜야 할 도리를 지키지 못하는 각박한 현실이 아닐까싶어 마음이 무겁다.
우주에 고립된 한 사람을 구하는 게 대한민국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이고,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다면 당연히 갈등할 것이다. 분명 살릴 방법이 있는데도 버려둘 것인지를 선택해야하는 영화의 상황은 현실을 뚫고 나오기도 한다.
영화는 현실을 반영하는 거울이면서도 상상력을 발휘해 스릴과 감동을 선사하는 예술이다. 영화를 빌어 현실에서 잠시나마 떨어져 나와 위로를 받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예상할 수 있는 결말이라 할지라도 그게 바로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하는 감독의 오랜 뚝심은 <더 문>으로 또 한번 인류애를 호소한다.
덧붙여 <더 문>은 극장에서 보지 않으면 의미가 반감되는 체험형 영화다. '한국은 SF 장르 불모지'란 말에 도전장을 내밀며 한국 영화 역사에 또 하나의 족적을 남겼다. "한 사람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라고 말한 닐 암스트롱이 달에 발자국을 남긴 것처럼 말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보고 쓰고, 읽고 쓰고, 듣고 씁니다.
https://brunch.co.kr/@doona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