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선언을 통해 서울시 문화 행정 비판하고 있는 박동현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 집행위원장.
성하훈
특히 "올해 보조금 지원사업은 기존의 지원영화제 외에도 기초자치단체의 문화행사로서의 영화제, 특정 분야의 캠페인성 행사로서의 영화제 등 다양한 영화제에 대한 지원으로 확대된 상황에도 불구하고, 탈락했다"면서 "비상식적이고 돌발적인 배제에도 합리적 이해와 타당한 설명 없이. 심사 결과에 대해 처음 들었던 말은 '정량평가의 영점 몇 점 차이로 탈락시켰다는 것' 하나뿐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동현 집행위원장은 보조금 심사과정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정보공개요청을 통해 받은 심사자료에서 확인한 것은 영화제의 전문성과 이해 없는 평가지표, 영화제 운영에 대한 고려가 없는 기계적인 정량평가, 영화제와 무관하고 이해는 물론이고 전문성이 없는 심사위원 구성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영화 관련 전문가 한 명 없는 심사위원 구성과 영화제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심사지표에 우리는 심사의 공정성, 형평성, 적합성, 전문성, 객관성에 문제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심사 기준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영화제 개최의 운명이 달린 해당 지원사업의 면접 PT에 주어진 시간은 단 10분이었고, 정량평가 지표 중 하나였던 '전년대비 관객수 증가율 또는 상영작 수 증감률'은 5점 만점에 1점이었다"며 "기준점을 알 수 없어 문의한 결과 만점인 5점이 되려면 전년 대비 관객 증가율이 15% 이상이 돼야 한다는 답을 받을 수 있었으나, 오랜 역사를 지닌 영화제는 극장이라는 한정된 환경으로 인해 상영작품 수와 관객 수의 증가는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문화적, 반지성적 관료행정의 결과"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의 반발은 단순히 지원사업 탈락에 대해 해명만을 요구하는 의미는 아니다. 그보다는 "국제적 위상과 가치를 쌓아온 공공의 문화자산으로 안착된 EXiS의 존폐를 서울시의 자의적 판단과 방향 없는 문화정책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반문화적, 반지성적 관료행정이 낳은 결과로 본다"는 입장처럼, 서울시 문화행정에 대한 불신을 담고 있다.
정산을 제대로 안 했다거나 보조금 유용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서 오랜 시간 지속된 영화제의 지원을 끊는다는 것은 납득하기 쉬운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심사를 거쳤다고 해도 전문성을 인정할 수 없는 인사들이 참여했다면 불신을 살 수밖에 없다.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문화도시란 단지 랜드마크로 불리우는 건축물 몇 개가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다"라며 "서울시의 문화정책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