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JTBC
1년 만의 재대결은 의외로 싱겁게 판가름이 났다. 2회 말 선두타자 정성훈의 볼넷을 시작으로 서동욱과 박재욱의 연속 안타로 선취점을 얻은 몬스터즈는 3회 대거 3득점에 성공했다. 상대 선발 투수 변건우와 구원투수 박건우의 제구력 난조를 틈타 4볼넷 2안타로 빅이닝을 만들었다. 그런데 4회 초 몬스터즈에겐 의외의 변수가 발생했다.
3.1이닝 2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쳤던 선발투수 이대은의 손가락 물집이 벗겨지면서 더 이상 투구를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급히 신재영이 올리왔지만 충분히 몸 풀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자칫 반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신재영은 외야 플라이, 삼진으로 충암고 타자들을 돌려세우며 경기 초반의 어려움을 극복했다.
마운드가 안정되자 또 다시 기회가 몬스터즈에게 찾아왔다. 7회 말 1사 이후 무려 5타자 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2득점에 성공한 데 이어 2사 2-3루 상황에선 주장 박용택이 경기의 쐐기를 박는 2타점 우전 안타를 만들었다. 사실상 두 팀의 승부는 여기서 판가름이 났다. 충암고는 무려 11개의 볼넷을 내주는 등 마운드가 흔들리며 패배하고 말았다.
"다시 잘 하고 싶습니다" 신인왕 신재영의 부활
이번 충암고와의 첫 경기 승리의 주역은 MVP로 선정된 투수 신재영이었다. 지난 2016년 키움 히어로즈 소속으로 15승을 거두면서 그해 KBO 신인왕을 수상한 신재영은 한때 프로 무대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보여준 선수였다. 하지만 구위 하락, 제구력 난조, 단순한 구종 등 약점이 노출되면서 이후 변변한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방출됐다. 그 후 독립구단 입단, SSG 입단, 또 방출 등 순탄치 않은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2022시즌을 끝으로 프로 무대와 작별을 고한 그는 올해 트라이아웃을 거쳐 몬스터즈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폭투, 볼넷 등 흔들리는 제구력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점차 안정세를 되찾으면서 선발 이대은 - 불펜 신재영이라는 몬스터즈 투수 운영 공식을 착실하게 만들었다.
경기 MVP로 선정된 그는 "더 좋은 모습 보여서 승리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에 제작진은 "다시 잘 하고 싶다"라는 자막과 더불어 지난 몇달 동안 신재영의 연습과정이 담긴 영상을 보여주며 노고를 격려했다. 현역 시절 못잖은 땀을 흘린 덕분에 몬스터즈로선 또 한 명의 든든한 투수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편 충격의 완패를 당한 충암고는 다음주(24일) 재도전에 나선다. 몬스터즈에서는오랜 기간 재활을 거친 좌완 유희관과 장원삼, '비선출 투수' 선정권이 드디어 올시즌 처음 마운드에 오르게 된다. 그동안 "나오는 투수만 나오냐?"는 일부 시청자의 비판이 있었는데 이러한 불만은 이번 기회에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