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30일, 올리비아 로드리고가 신곡 'Vampire'를 발표했다.
유니버설뮤직코리아
2022 그래미 어워드에서 방탄소년단의 'Butter' 무대를 보았다면, 노래가 시작되기 전 방탄소년단의 뷔와 한 여성이 앉아있는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2021년, 미국 팝을 지배한 10대 여성 가수 올리비아 로드리고였다.
2003년생인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10대의 불안을 다룬 노랫말로 한 세대의 아이콘이 되었다. 'Driver's License'를 그 해 최고의 히트곡으로 만든 데 이어, 'Good 4 U'의 팝 펑크 사운드를 통해 전 남자친구에 대한 분노를 폭발시켰다. 프로듀서 댄 니그로와 손을 잡고 만든 첫 정규 앨범 'SOUR'는 2021년 가장 많이 스트리밍 된 앨범으로 우뚝 섰다. 그래미 어워드에서는 최우수 신인 아티스트상을 비롯, 3개의 트로피를 손에 쥐는 쾌거도 거뒀다. 그는 빌보드가 선정한 '2022년 올해의 여성'으로도 선정되었다. 디즈니 하이틴 드라마의 스타를 넘어, 단숨에 Z세대를 상징하는 얼굴이 된 것.
지난 여름 유럽 투어를 마지막으로 휴지기에 들어간 이후, 1년의 공백 기간이 지났다. 이 기간, 로드리고는 다시 댄 니그로를 만나 앨범 작업에 몰두했다. 그리고 지난 6월 30일, 신곡 'Vampire'를 발표했다. 이 곡은 오는 9월 8일 발표될 정규 2집 'GUTS'에 수록될 예정이다. 로드리고는 새 앨범을 두고 "성장통에 대한 앨범이자, 현시점의 자신이 누구인지 파악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이 담긴 앨범"이라 설명했다.
▲ Olivia Rodrigo - vampire (Official Music Video) ⓒ Olivia Rodrigo
신곡에서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자신의 우상이 누구인지를 다시 한번 확실히 한다. 라나 델 레이, 로드를 연상시키는 피아노와 함께 곡이 시작되지만, 곡 후반부에 스타카토의 피아노와 빠른 드럼이 치고 들어오면서 곡의 분위기는 극적으로 바뀐다.
아케이드 파이어(Arcade Fire)처럼 스케일이 큰 록 밴드가 떠오르기도 하는 대목. 로드리고는 이 극적인 곡 구성 가운데, 착취적인 관계에 대해 노래한다. 자신의 사랑과 유명세를 이용하는 이를 '뱀파이어'에 비유하며, 날선 시선을 숨기지 않는다. 팬들은 이 곡이 지난 수개월 간 만났던 전 남자친구 아담 페이즈를 저격하는 것이라 추측하기도 했다.
"넌 진짜 사랑이라고 말했지만, 그건 너에게 어려운 일이잖아.
넌 누구도 사랑할 수 없어. 너에겐 마음이 없으니까"
- 'Vampire(올리비아 로드리고) 중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10대의 좌충우돌 사랑 이야기'로 세대의 얼굴이 되었고, 이제 새로운 장을 제시해야 할 상황에 서 있다. 신보의 첫 선공개 곡인 'Vampire'는 그 기대치를 높일만한 근거다. 뮤직비디오에서 로드리고는 피 묻은 드레스를 입고 뛰어다닌다. 로드리고는 자신의 분노와 후회, 슬픔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솔직한 자기표현은 여전히 그의 주 무기다.
공교롭게도 이 곡이 발표되기 며칠 전, 아이즈원 출신의 최예나가 신곡 'Hate Rodrigo'를 발표했다. 작사, 작곡에 참여한 최예나는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너무 예쁘고 완벽해서 동경하는 대상이며, 반어적인 표현으로 애정과 동경을 표현했다"고 설명했지만 'Hate'라는 표현의 적절성 논란이 잇따랐다.
로드리고의 콘셉트와 이미지를 고민 없이 차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고, 이후 뮤직비디오가 비공개로 전환되는 해프닝도 일어났다. 정말 동경해야 할 것은 로드리고의 아름다운 이미지뿐만 아니라, 그만이 들려줄 수 있는 '서사'에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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