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페퍼저축은행에 부임했던 아헨 킴 감독은 한 경기도 팀을 이끌어 보지 못하고 팀을 떠나게 됐다.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창단 후 두 시즌 동안 67경기에서 8승 59패. 만약 페퍼저축은행이 세 번째 시즌에서도 기존 구단들의 '승점자판기'에 머문다면 야심 차게 했던 창단선언이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페퍼저축은행은 올해 FA 시장에서 거액을 투자해 아웃사이드 히터 박정아와 채선아를 영입했고 주장 이한비와 리베로 오지영을 잔류시켰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는 전체 2순위로 V리그에서 검증된 거포 야스민 베다르트를 지명했다.
하지만 페퍼저축은행의 변수는 보상선수를 내주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페퍼저축은행은 이윤정 세터를 보유한 한국도로공사가 미들블로커를 지명할 것으로 예상하고 미들블로커 유망주들을 대거 보호선수로 묶었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보호선수에서 풀린 이고은 세터를 보상선수로 지명했다. 결국 페퍼저축은행은 이고은을 재영입하기 위해 주전 미들블로커 최가은과 올해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내줬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페퍼의 실책이었다.
그렇게 미들블로커 라인이 한층 약해진 채로 새 시즌을 준비하던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25일 또 하나의 악재를 맞았다. 2023-2024 시즌부터 팀을 이끌 예정이었던 아헨 킴 신임 감독이 4개월 만에 자진사퇴를 한 것이다. FA영입은 물론이고 외국인 선수(야스민)와 아시아 쿼터(M.J. 필립스)까지 아헨 킴 감독의 스타일에 맞게 선수 구성을 마친 페퍼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상당히 난감할 수 밖에 없는 사령탑의 부재다.
페퍼저축은행은 이경수 수석코치를 중심으로 훈련을 이어가고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새 감독을 물색한다는 방침이다. 물론 페퍼저축은행은 2022-2023 시즌에도 이경수 감독대행 체제로 20경기 넘게 치른 적이 있지만 정식감독과 대행은 아무래도 대회와 시즌을 준비하고 경기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프로에서 정식 감독을 맡은 적 없는 이경수 코치를 감독으로 승격시키는 것도 '고육지책'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박정아와 야스민이라는 검증된 좌우쌍포를 구축한 페퍼저축은행은 다가올 2023-2024 시즌 V리그의 판도를 흔들 수 있는 다크호스로 주목 받았다. 하지만 이고은 재영입 과정에서 주전 미들블로커 최가은과 상위 순번을 획득할 확률이 높은 신인 지명권을 잃었고 이제는 새 감독마저 4개월 만에 팀을 떠나는 악재까지 발생했다. 과연 페퍼저축은행은 이런 악재와 구설수들을 극복하고 다음 시즌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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