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성+인물> 스틸 이미지
넷플릭스
9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마녀사냥>의 출연자였던 신동엽과 성시경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성+인물>로 돌아왔다. 아슬아슬하게 줄을 타면서 소위 '섹드립'을 치는 분야의 권위자(?)인 신동엽과 <마녀사냥>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받았던 성시경의 만남이다. <마녀사냥>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걱정되기도 했다. 그런데 웬걸? AV 배우들과의 만남에 여러 노골적인 이야기들이 공개되면서 <성+인물>은 삽시간에 논란의 중심에 섰다.
<성+인물>이 의도하는 방향은 분명해 보인다. '성 엄숙주의'에서 벗어나 다양한 섹슈얼 토크를 시도하는 것. 분명 넷플릭스라는 OTT 플랫폼이 아니었다면 이러한 시도가 방송되긴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성에 관한 이야기가 남성들에게서, 남성의 시선에서만 유통되는 것은 께름칙하다. 자유로운 섹슈얼 토크를 지향하는 <성+인물>이 착취가 만연한 포르노 성 산업에 대한 옹호로 이어진다는 점만 해도 그렇다. 사실 '한국 사회의 성 엄숙주의가 강하다', '섹슈얼한 이야기가 자유롭게 오갈 수 있어야 한다'고 하는 주장은 보편적인 욕망인 성욕을 '솔직하게' 표출하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지점에 도달한다. 다만 그 보편적 욕망이 실제로는 남성의 욕망이라는 점이 문제적이다.
그래서 <성+인물>과 같은 콘텐츠를 통해 '성에 대해 솔직하고 개방적으로 말하자'고 하는 것은 의아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솔직하고 어떻게 개방적인지, 누구의 시선에서 솔직하고 개방적인지를 논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성+인물>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마치 솔직하지도, 개방적이지도 않고 성 문제는 꽁꽁 싸매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다. AV 배우들과 즐거운(?) 토크쇼를 하는 게 개방적이고 솔직한 것이고, 그것을 비판하면 '성 담론에 대한 논의를 차단하는 일'이 되어버리는 이분법은 너무나 아쉽다.
이 콘텐츠의 성격이 무언가를 조명하고 고발하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토크쇼'인 만큼, 논쟁이나 토론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도 제작진은 무엇을 조명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러나 여전히 성적 욕망을 단순히 배출하는 것, 어떻게든 해소해야만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남성적 관점'을 넘어서야 한다는 과제는 남는다.
진짜 성 엄숙주의를 탈피하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