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8일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제59회 백상예술대상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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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을 선정하라면, TV부문 대상의 주인공으로 배우 박은빈이 호명되는 순간부터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대상 수상자로 이름이 불린 박은빈은 깜짝 놀란 후 한참 눈물을 흘렸다. 그 순간이 얼마나 감격스러웠을까. 1996년, 그러니까 5살 때부터 아역 배우로 연기를 시작했던 그에게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을지 짐작하기 어려웠다.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아래 '우영우)'는 박은빈에게 있어 굉장히 의미있는 작품이었다. 자폐 스펙트럼에 대한 편견에 의문을 던졌고, 다양한 사회적 논의를 불러일으켰을 정도로 센세이션한 드라마였다. '우영우'가 기록한 최고 시청률 17.5%(닐슨코리아 기준)는 신생 케이블 채널의 한계를 뛰어넘는 엄청난 성적이었다. 연기의 보폭을 넓힌 박은빈은 백상예술대상의 유력한 후보였다.
"어린 시절에 제가 배우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간 대상을 받을 수 있는 어른이 되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 꿈을 오늘 이룰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박은빈)
다만, <더 글로리>가 국내외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판세를 점치기 어려웠다. 따라서 대상으로 호명되기 직전의 긴장감, 대상으로 호명됐을 때 느꼈을 감동은 상상 그 이상이었을 것이다. 박은빈의 수상을 축하하는 만큼, 그의 눈물과 떨림이 충분히 이해됐다. 감정에 충실하게 반응하며 수상 소감을 이어가는 그의 모습은 그 자체로 너무나 아름다웠고, 더할나위 없이 소중했다.
감정이 북받쳐 오른 와중에도 박은빈은 똑부러지게 수상소감을 이어갔다. 그는 "제가 세상이 달라지는 데 한몫을 하겠다라는 그런 거창한 꿈은 없었지만 이 작품을 하면서 적어도 이전보다 친절한 마음을 품게 할 수 있기를, 또 전보다 각자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들을 다름으로 인식하지 않고 다채로움으로 인식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연기를 했"다고 말해 감동을 자아내기도 했다.
또, 박은빈은 소감 막바지에 드라마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사 한 구절을 인용했다. 바로 "제 삶은 이상하고 별나지만 가치 있고 아름답습니다"였는데, 그는 "나는 알아도 남들은 모르는, 또 남들은 알지만 나는 알지 못하는 그런 이상하고 별난 구석들을 영우가 가치 있고 아름답게 생각하라고 얘기해 주는 것 같았"다고 말해 깊은 울림을 줬다. 누구보다 성숙하고 멋진 수상소감이었다.
감동적이었던 수상소감... 무례한 김갑수의 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