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지 될 수 있다는 '바비'의 슬로건
MATTEL
켄이 '그냥' 켄이라면 바비는 모든 것이다! 여자 아이들이 인형 놀이할 때 유심히 지켜봤다면 '바비는 모든 것'이란 말이 더 와닿는다. 그들은 매번 바비에게 다른 역할을 부여하며 상황극을 펼치는데 그때마다 바비는 다정한 엄마이기도, 멋진 모델이기도, 똑똑한 박사일 수도 있다. 아이들의 롤플레잉 속 다양한 바비의 역할처럼 실제 바비도 다양한 직업을 가졌다.
초창기의 바비는 패션모델이나 에디터, 가수처럼 화려한 직업을 가졌고 1970년대에 들어서며 의사나 올림픽 메달리스트처럼 직업의 범주를 넓혔으며 그 이후로는 미국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바비, 게임 개발자 바비까지 등장했다.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바비의 슬로건처럼 바비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한 캐릭터다.
특히 영화 <바비>의 24종 포스터는 바비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바비를 연기한 여성 배우들이 대통령, 판사, 노벨상 수상자 등 다양한 직업으로 등장한다는 것을 보여주며 영화 내에서도 바비가 뭐든 꿈꿀 수 있는 여성임을 강조하였다.
의도적인 '빠뜨리기', 한국의 습관적인 오역
그러나 12일 공개된 포스터는 뭐든 될 수 있는 '바비'와 그저 '켄'인 두 캐릭터 간의 상징성을 무시하였다. 둘 다 영어 원문을 그대로 번역하지 않았으며 캐릭터를 수식하는 문구를 삭제한 채 단순히 '바비'와 '켄'으로 표기되었다. 영화 <바비> 포스터가 자국의 언어로 번역된 다른 사례들과 비교해보아도 오직 한국에서만 발생한 오역이었다.
태국,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인도네시아 등 모두 '바비는 모든 것'이며 '켄은 그냥 켄'이라는 상징성을 유지하여 번역하였다. 그러므로 한국의 잘못된 오역은 타국의 언어를 한국어로 옮기면서 발생한 어쩔 수 없는 일이라 결코 치부할 수 없다. 게다가 여성 주연 영화의 포스터 오역은 <바비>가 처음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