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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100' PD의 속내, 오디션 비화부터 성희롱 잡음까지

[현장]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 장호기 PD 기자간담회

23.02.07 16:07최종업데이트23.02.0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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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피지컬: 100>이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9부작인 이 웹예능은 지금까지 넷플릭스에서 선보인 예능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 <피지컬: 100>을 연출한 장호기 PD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피지컬: 100>은 매주 화요일 오후 5시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예능 같지 않은 '치열함'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 장호기 PD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 장호기 PD넷플릭스

<피지컬: 100>은 가장 강력한 피지컬을 가진 최고의 '몸'을 찾기 위해, 최강 피지컬이라 자부하는 100인이 벌이는 극강의 서바이벌 게임 예능이다. 나이와 성별, 국적, 체급 불문 각 분야에서 최고의 피지컬을 가진 100인이 근력, 밸런스, 지구력, 순발력 등을 요구하는 퀘스트들을 성공하기 위해 자신과 싸우고 또한 참가자들과 경쟁하는 모습을 담았다.

이 프로그램에는 격투기 선수 추성훈부터 평창 올림픽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 체조 국가대표 양학선, 스포츠 트레이너 겸 인기 운동 유튜버 심으뜸, 댄서 겸 모델 차현승 등 각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몸과 체력, 신체 능력을 지닌 100인이 참여한다.

이 예능을 기획하고 연출한 장호기 PD는 MBC 다큐멘터리팀 소속으로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주로 만들어왔다. 장 PD는 내부적으로는 MBC를 설득하고, 외부적으로는 직접 넷플릭스에 이 프로그램의 기획안을 보내 제작을 성사시켰는데 이에 대해 "저는 교양 PD지만 장르 구분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인간에 대한 걸 담으려는 꿈이 있었고,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은 연출자에게 가장 큰 무대이기 때문에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문을 두드려보고 싶다는 갈망으로 도전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장 PD는 "'완벽한 피지컬이란 무엇인가' 라는 물음을 갖고, 가장 완벽한 피지컬에 가까워져 가는 과정을 담았다"라고 이 프로를 한마디로 소개했다. 이어 이 작품이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현상에 대해선 "지구 반대편에 있는 시청자들도 재밌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목표했는데, 칠레에서도 톱10에 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좋았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다큐멘터리를 비롯한 교양 프로그램을 제작해온 만큼 장 PD는 "(예능스럽기 보단) 짧은 경기 안에 스토리들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중점을 둔 지점을 말했다. 

"예능형 자막과 제작진의 의도적 편집을 배제하고 현장의 리얼함으로 승부하고자 했다. 담백하게 담는 게 차별점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편집 호흡이 굉장히 빠르고 자막 의존이 높은 기존 예능의 형식이 아닌, 고속촬영이나 특수 카메라 촬영을 최대한 활용해 조금은 다큐 형식에 가깝게 그렸다. 다양한 각도에서 확대된 모습, 가령 땀이 흐르는 모습, 부풀어 오르는 근육, 감정들, 이런 것들을 자막으로 설명하는 게 아니라 장면으로 보여드리고자 했다." 

덧붙여 그는 "전 세계 시청자가 보기 때문에 칠레 시청자든, 브라질 시청자든 누가 봐도 직관적으로 볼 수 있게끔 만들려고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그런 노력이 통했을까. 장 PD는 "외국 시청자들로부터 메일을 비롯해 많은 반응이 온다. '우리 나라에도 이런 사람 있는데 왜 한국에서만 하냐" 이런 글들이 많았다"라며 "각 문화권에서 촬영해서 전 세계인이 참가할 수 있는 시리즈로 나아가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라고 귀띔했다.  

목숨 건 뜨거운 경쟁, 드라마틱한 감동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 장호기 PD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 장호기 PD넷플릭스

이 프로그램의 규모도 눈길을 끄는 요소다. 장 PD는 방송에서 첫 번째로 등장하는 세트에 관해 언급하며 "축구장 두 개 규모의 세트다. 우리끼리 우스갯소리로 '화장실 한 번 다녀오면 무릎이 나간다'는 말을 할 정도로 넓은 공간을 썼다. 100명의 출연자와 그들의 관계자, 스태프들까지 모이니까 그 넓은 공간이 빽빽하게 차더라"라며 거대한 스케일을 전하기도 했다.

참가자 100인에 대해선 "시즌1이어서 공모를 하기는 어려웠고, 저희가 직접 천 명을 조사해서 그 중 오백 명에게 연락드렸고, 미팅과 면접, 멘탈케어 등을 거친 후 최종적으로 100명을 모시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촬영의 전반적인 틀에 관한 질문에 장 PD는 "출연자에게는 '어떤 승부를 해야 한다'는 것 외에 (연출을 위한 행동의) 가이드를 드린 게 하나도 없다"라고 답하며 리얼함을 강조했다. 또한, "보통 서바이벌은 출연자들이 스스로 미련이 남아서 아쉬운 표정을 짓기도 하는데, 저희 출연자들은 조금의 미련도 안 남을 만큼 최선을 다해서 모든 경기가 끝날 때마다 뜨겁게 박수치고 서로 격려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 페어플레이 정신 같은 게 너무 진정성 있게 나와서 자랑스럽다"라고 했다. 

"서바이벌은 자극적이지만, 탈락에 대한 공포 등 인류가 공감하는 이야기라고 봤다. '피지컬: 100'은 '오징어게임' 전에 기획을 한 건데, 이후에 '오징어게임'이 나왔고 이런 콘텐츠에 열광한 사람들에게 (패배의 대가로) 명찰을 떼버린다든지 그런 약한 장치는 먹히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통렬한 장치가 필요했다. 참가자에게 목숨 같은 걸 뺏어가자 했는데 그게 몸이더라. 자신의 몸을 본뜬 모형을 도자기 깨듯 깨는 걸 택했다. 출연진들이 깨는 척만 하고 안 깨면 안 되느냐, 가져가고 싶다 했는데 결국 다 깨야 했다. 하나만 남고 다 깨졌다."

최근 <피지컬: 100>은 격투기 선수 박형근과 춘리의 성대결 논란과 춘리의 성희롱 논란 등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장 PD는 "'완벽한 피지컬을 찾아가는 것'이라는 프로그램 의도를 출연진에게 설명했고, 피하거나 포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라며 "프로그램을 떠나서라도 젠더 갈등을 부추기거나, 신체 부위에 관해 악플을 단다거나 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나 생각한다. 춘리 선수의 목소리나 몸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런 부분은 자제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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