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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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 시절 사고로 목숨을 잃은 형을 이어 농구부에 들어간 송태섭은 170cm가 안되는 키지만 빠른 시일 내에 팀의 에이스 가드로 자리 잡는다. 만화 원작에는 제대로 담기지 않았던 송태섭의 엄마, 그리고 정대만과의 관계성이 영화 초중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농구를 대하는 송태섭의 자세와 철학을 비롯해 다소 평면적으로 보였던 원작 만화보다 훨씬 풍부한 송태섭의 존재감을 재확인할 수 있다.
일각에선 1990년대에 통했던 스포츠물 감성이 지금도 통할 건지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승부와 그 결과에 모든 걸 걸고, 마치 폭주 기관차처럼 질주하는 흐름이 요즘과 맞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일단 현재 흐름만 보면 기우로 보인다. 당시 10대로서 만화책을 끼고 살았던 지금의 3040 세대를 중심으로 초반 흥행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서점가에서도 2015년 특별판 판매가 급증했고,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현상이 나오고 있다.
온라인상에선 당시 추억을 공유하며 영화 개봉에 열광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원작의 팬이었음을 자처한 한 영화 관계자는 "이사 다닌다며 한국 초판 원작 전권을 버린 내 손이 너무도 밉다"며 한탄하면서도 사운드 특화관인 메가박스 돌비시네마관을 예매했다는 소식을 알렸고, 또다른 팬은 "장단점이 분명하지만, 팬이라면 무조건 봐야할 작품"이라며 "옆자리 앞자리 뒷자리 사람들이 모두 채소연(원작 만화에서 강백호를 농구에 빠지게 한 장본인)마냥 울고 있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팬들 반응대로 원작에 비해 영화는 강백호의 엉뚱한 매력이나 유머 섞인 대사는 많이 줄면서 장점이 상쇄된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감독은 의도한듯 드라마성을 강조한 모양새다. 음악 사용 또한 최소화 했다. 결승전 하이라이트인 마지막 1분 장면에선 아예 모든 음악과 대사를 뺀 채 화면으로만 신을 구성하는 과감함을 보였다.
실제로 감독은 "만화라면 간단한 코믹 신을 막간에 넣거나 할 수 있지만 영화는 스크린 사이즈가 일정해서 구석구석에 개그를 넣어도 보이지 않는다. 거기에 집착하기보다는 영화는 영화만의 즐거움이 있을 것이라 판단해 농구다움을 우선시하는 결론을 냈다"고 인터뷰에서 전한 바 있다.
성우진 또한 일본 개봉과 국내 개봉에 맞춰 대거 교체됐다. 이 때문에 일본 내에선 큰 반발이 있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 개봉 이후엔 만족해하는 분위기도. 한국에선 더빙판에서 강백호 역할을 맡았던 성우 강수진을 제외하고, 나머지 캐릭터엔 새로운 성우들이 연기했다.
서태웅 역엔 <명탐정 코난>에 참여했던 신용우가, 송태섭 역은 <데스노트> 시리즈 등을 경험한 엄상현이 참여했다. 특히 원작의 팬이었다던 배우 고창석은 "작은 역이라도 꼭 참여하고 싶었다"며 출연을 자처, 강백호 응원 군단 멤버인 이용팔을 연기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홍보사인 이노기획 한 관계자는 "조짐이 심상찮은 건 맞다. 초반엔 3040 세대가 주도하겠지만, 원작 만화를 경험하지 않은 10대와 20대가 이 작품을 어떻게 볼지 주목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조심스럽게 드러냈다.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관련 정보 |
원작/각본/감독: 이노우에 다케히코
수입: 에스엠지홀딩스㈜
배급: NEW
러닝타임: 125분
상영포맷: 2D(자막, 더빙) / 돌비시네마(자막)
관람등급: 12세이상관람가
일본 개봉: 2022년 12월 3일
국내 개봉: 2023년 1월 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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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