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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교체' 도로공사, 후반기 승부수 던졌다

[여자배구] 4일 카타리나 퇴출하고 V리그 경력자 캣 벨 영입, 6일 KGC전 출전예정

23.01.05 09:16최종업데이트23.01.0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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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가 후반기를 앞두고 외국인 선수 교체로 승부수를 던졌다.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구단은 4일 공식 SNS를 통해 카타리나 요비치를 대신할 새 외국인 선수로 튀르키예 리그의 갈라타사라이에서 활약하던 미국 출신의 아포짓 스파이커 캐서린 벨(캣 벨)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2022년 4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은 카타리나는 전반기 18경기에서 득점 6위(350점)와 공격성공률 8위(35.92%)를 기록했지만 도로공사와 후반기를 함께 하지 못하고 V리그를 떠나게 됐다.

후반기부터 도로공사에 새로 합류하게 된 캣 벨은 배구팬들에게 이미 익숙한 이름과 얼굴이다. 지난 2015-2016 시즌에는 GS칼텍스 KIXX에서, 2021-2022 시즌에는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에서 활약했던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GS칼텍스와 흥국생명 시절 팀이 하위권에 처지는 바람에 V리그에서 한 번도 봄 배구를 경험하지 못했던 캣 벨은 이번 시즌 도로공사와 함께 봄 배구, 그리고 그 이상의 목표를 향해 가려 한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카타리나의 기량
 
 전반기 18경기에서 득점 6위를 기록한 카타리나는 결국 후반기 시작과 함께 V리그를 떠나게 됐다.

전반기 18경기에서 득점 6위를 기록한 카타리나는 결국 후반기 시작과 함께 V리그를 떠나게 됐다. ⓒ 한국배구연맹

 
도로공사는 지난 시즌 코로나19로 시즌이 조기종료되기 전까지 32경기에서 24승 8패의 전적으로 승점 70점을 챙기며 28승 3패(승점 82점)의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에 이어 정규리그 2위에 올랐다. 챔프전 준우승을 차지했던 2018-2019 시즌 이후 세 시즌 만에 거둔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선수단의 평균연령이 점점 높아지면서 한동안 좋은 성적을 올리긴 힘들 거라던 배구팬들의 예상을 보기 좋게 뒤집은 기분 좋은 반전이었다.

지난 시즌 도로공사가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비결에는 득점 2위(775점)와 공격성공률 3위(42.19%)를 기록한 외국인 선수 켈시 페인(시고르타 샵)의 맹활약이 있었다. 2020-2021 시즌이 끝나고 발렌티나 디우프(부스토 아르시치오)와 메레타 러츠(MEGABOX), 안나 라자레바(페네르바흐체 SK) 등 특급 외국인 선수들이 대거 해외리그로 떠나면서 유일하게 도로공사와 재계약한 켈시가 지난 시즌 리그 정상급 외국인 선수로 활약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이 끝나고 켈시마저 터키리그로 떠났고 도로공사는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카타리나를 지명했다. 하지만 카타리나의 기량은 김종민 감독과 도로공사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카타리나는 야스민 베다르트(현대건설)나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GS칼텍스)처럼 뛰어난 운동능력과 파워를 갖추지도 못했고 옐레나 므라제노비치(흥국생명)처럼 압도적인 피지컬의 소유자도 아니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불안한 후위공격 능력이었다. 카라리나는 전반기 18경기에서 27.66%의 낮은 성공률로 후위공격 부문 8위에 머물렀다. 무엇보다 전반기 내내 후위공격 시도가 단 47회에 머물렀을 정도로 애초에 후위공격은 카타리나의 주요공격옵션이 아니었다. 전반기 리그에서 가장 많은 후위공격을 시도했던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KGC인삼공사, 383회)의 12%에 불과한 후위공격을 시도한 것이다.

황연주(현대건설) 등 일부 선수를 제외하면 국내 선수의 후위공격 시도가 많지 않은 V리그에서 외국인 선수의 후위공격은 '필수옵션'이다. 그렇다고 카타리나가 IBK기업은행 알토스의 달리 산타나(리시브 점유율 26.46%)처럼 서브 리시브에 참여하며 팀에 기여하는 선수도 아니다(리시브 점유율 0.93%). 결국 도로공사는 더 늦기 전에 공수에서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 카타리나와의 이별을 선택했다.

'V리그 경력자' 캣 벨에게 거는 기대
 
 지난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공격을 시도했던 캣 벨이 후반기 시작과 함께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고 V리그에 복귀한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공격을 시도했던 캣 벨이 후반기 시작과 함께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고 V리그에 복귀한다. ⓒ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캣 벨은 이미 지난 두 번에 걸쳐 V리그에서 활약했던 경험이 있다. 2015-2016 시즌에는 GS칼텍스에서 활약하면서 미들블로커와 아포짓 스파이커를 오갔고 득점 4위(607점)와 공격성공률3위(37.59%)를 기록했다. 2021-2022 시즌에는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33경기에 출전해 득점 3위(773점)와 공격성공률 7위(36.52%)에 오른 바 있다. 특히 지난 시즌엔 리그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공격을 시도(1936회)하며 김연경이 없던 흥국생명을 이끌었다.

불과 전 시즌에 773득점을 기록한 것처럼 캣 벨의 공격력과 체력은 이미 V리그에서 검증이 끝난 상태다. 게다가 캣 벨은 지난 시즌 후위공격도 무려 432회나 시도했기 때문에 공격옵션에 대한 걱정도 크게 할 필요가 없다. 지난 시즌처럼 도로공사에서도 계속 아포짓 스파이커로 활약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팀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미들블로커로 나설 수도 있다는 점 역시 캣 벨의 큰 장점이다. 

도로공사는 지난 2018-2019 시즌에도 어깨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이바나 네소비치 대신 2017-2018 시즌 GS칼텍스에서 활약했던 파토우 듀크를 대체 외국인 선수로 교체한 적이 있다. 당시 도로공사는 듀크 합류 후 상승세를 타며 챔프전 준우승을 차지했던 좋은 기억이 있다. 물론 미국 출신의 캣 벨은 세네갈 출신의 듀크와 국적이 다르지만 'GS칼텍스에서 활약했던 운동능력이 좋은 아포짓 스파이커'라는 공통점이 있다.

캣 벨은 지난 시즌 흥국생명을 떠난 후 푸에르토리코리그와 터키리그에서 꾸준히 실전경기를 치러 왔기 때문에 지난 시즌의 산타나처럼 실전감각 부족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또한 캣 벨과 동갑내기인 모마가 두 시즌째 V리그 정상급 외국인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만큼 만 29세라는 나이도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 도로공사 역시 오는 6일 인삼공사와의 4라운드 첫 경기부터 캣 벨을 투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라운드까지 7승 5패로 선전하던 도로공사는 3라운드에서 3연패를 포함해 2승 4패로 주춤했다. 특히 지난 12월 31일에는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의 시즌 첫 승 제물이 되기도 했다. 따라서 도로공사가 4라운드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하면 네 팀이 물고 물리는 혼전을 벌이고 있는 중위권의 순위싸움에서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도로공사가 4라운드의 승부처를 위한 '히든카드'로 새 외국인 선수 캣 벨을 전면에 내세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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