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아신전> 스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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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왓챠플레이를 통해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을 확보한 미국 드라마 <와이 우먼 킬>은 같은 집에 살았던, 시대별로 다른 개성을 지닌 아내들이 남편을 살해하는 이야기다. 극 중에서 남편들은 바람을 피거나, 어린 딸을 죽게 만들었으면서 아내에게 덮어씌우거나, 주기적으로 아내를 폭행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죽음을 자초한다.
얼핏 <아내의 유혹> 시절과 달라지지 않은 소재인 것 같지만, <와이 우먼 킬>이 시즌2까지 제작되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것은 시대에 따라 달라진 여성상과 성소수자 차별 등 사회적 문제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글로리>가 보여준 새로운 여성 복수극 서사에 대해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5일 오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더 글로리>는 학교폭력 문제를 액션으로, 물리적인 보복을 하는 게 아니라 치밀한 수싸움이나 계산을 통해 철저히 준비한 복수극이라는 점에서 (그동안의 여성 복수극과) 다른 지점이 있다"고 짚었다.
이어 "학교폭력 이면에 있는 사회적 불평등, 차별 문제를 전면에 끄집어낸 작품이기에 사적인 복수를 다뤘지만 사회적인 의미를 갖는다. 이런 방식으로 바뀐 것이 <더 글로리>의 특징이라고 본다"며 "기존 가족 내 복수극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흔히 '막장 드라마'라고 불렀다. 그건 사적인 복수가 대부분이다, 본인이 당했던 것을 똑같이 돌려준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더 글로리>는 계속 들여다보면 사회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어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가에 대해 보여준다. 피해자가 갖고 있는 트라우마도 체감적으로 보여주려고 한다"라며 "가해자의 서사를 많이 지우려고 하고. 이런 점들이 기존 복수극과 다르다"고 말했다.
같은날 황진미 평론가는 <오마이뉴스>에 최근 영화, 드라마 등 대중문화 콘텐츠 속 여성 캐릭터가 변화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당연한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황진미는 "복수뿐만 아니라 정의를 실현하는 여성 서사가 많아졌다. 판사, 검사, 형사 등 사회적 위치가 있는 여성 캐릭터도 많아졌고. 복수극이 가정 내 복수극에서 벗어난 건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원래 복수를 하다보면 정의 실현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여성 캐릭터와 여성 서사가 다양하게 바뀐 지는 이미 한참 됐다. 남성 캐릭터들 위주로 출연하는 장르물에 그대로 여성 캐릭터를 넣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작품이 양산되고 있다. 이젠 장르물마다 여자 주인공을 세우지 않으면 오히려 낡아 보이는 상황이 됐다"며 "여성 복수극 보다 더 나아간 서사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고 나와야 하는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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