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KBS
아파트 전체가 울릴 정도로 짖어대니 민원도 폭주했다. 이웃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방음재를 설치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었지만, 워낙 큰소리로 짖다 보니 속수무책이었다. 아내 보호자는 그보다 더 큰 고민이 있다며, 하이와 루의 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어렸을 때는 장난을 친다고 생각했는데, 점점 과격해지기 시작했다며 덩치가 훨씬 커진 하이의 공격성을 염려했다.
"사람들도 친구들이랑 놀다 보면 상처가 나잖아요. 얘네들도 똑같다고 생각해요. 문다고 해서 세게 무는 것도 아니고. 아직까지는 심각하다고 생각하진 않거든요."
반면, 남편 보호자는 싸움이 아니라 노는 것일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래서 하이와 루가 엉켜 싸워서 말리지 않았다. 생각의 온도 차이가 존재했다. 하지만 아들 보호자도 입술을 물린 적이 있고, 심지어 아내 보호자까지 공격해 팔에 상처가 난 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심각하지 않다는 남편 보호자의 말에 이경규는 "사고방식이 독특하네요"라며 헛웃음을 지었다.
남편 보호자는 하이가 집 안이 모든 물건들을 파괴하는데, 싸움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원인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혼내기도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영상을 보고 있던 강형욱은 "노는 건데 뭐, 어때요?"라며 장난스럽게 받아쳤다. 한편 아들의 불안한 애정 공세도 걱정스러웠다. 개를 요령 없이 안아 들기도 하고, 안아준다는 이유로 강하게 압박했다. 또 드론과 장난감으로 놀라게 하기도 했다.
동물학자 스탠리 코렌 박사는 '사람에게 안긴 반려견 스트레스 지수'를 연구했는데, 그에 따르면 81.6%의 반려견이 사람과 포옹 후 심리적 불안감을 느꼈다고 한다. 개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빨리 달릴 수 있도록 태어난 동물인데, 포옹은 원초적인 본능을 막기 때문에 사랑보다 경멸을 느낀다고 한다. 안기보다 가볍게 토닥거리거나 쓰다듬어주는 게 개를 '예뻐하는' 방법이다.
현장에 출동해 보호자를 만난 강형욱은 하이의 기질과 성격에 대해 상담을 시작했다. 그는 힘은 덩치가 큰 하이가 더 센 것 같지만, 중요한 건 '행동의 자유'라고 설명했다. 루가 하이보다 훨씬 더 자유롭고 자신감 있는 행동을 보였다. 루는 다양한 경험으로 사회성이 좋은 반면, '코로나19 퍼피' 하이는 그런 경험이 전혀 없었다. 다만, 1살의 하이는 훈련받기 좋은 시기였다.
"하이가 긴장해서 짖는 거긴 한데, 짖음으로 문제가 해결이 됐나 봐요." (강형욱)
보통 개들이 짖는 이유는 '상대가 갑작스러운 행동을 할까 봐'인데, 강형욱은 일어나면서 간식을 떨어뜨리고, 움직일 때마다 등 뒤로 간식을 던져줘 하이의 경계심을 낮췄다. 좋은 기억을 주는 방법을 쓴 것이다. 다만, 짖을 때마다 아빠 보호자가 무언의 압박을 가해 짖음을 멈추게끔 했다. 다음에는 '앉아'를 유지한 상태에서 간식의 냄새를 맡게 했고, 그 사이 강형욱은 방 안을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