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 유해진, 웃기고 있는 남자유해진 배우가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상영관에서 열린 영화 <올빼미> 시사회에서 자신이 맡은 인조가 인조인간 같다며 농담을 하자 류준열 배우가 웃고 있다. <올빼미> 는 밤에만 앞이 보이는 시각 장애 침술사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뒤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23일 개봉.
이정민
사극에 특장점을 보인 이준익 감독 사단답게 영화에서 사건과 인물을 구성하는 힘이 뛰어나다. 특히 스릴러라는 장르적 특징을 십분 강조하듯 이야기 흐름에서 흔히 예상 가능한 지점에 크고 작은 반전을 넣어 블록버스터 상업영화로써의 미덕을 갖추려 했다. 경수가 진실을 밝히는 과정에서 겪을 법한 여러 난관들은 이미 영리해질대로 영리해진 관객의 추측을 벗어나야 하는데, 그 기대감을 영화는 제법 채우는 셈이다.
그간 코미디 연기로 대중에 널리 알려진 유해진이 오랜만에 웃음기를 싹 뺀 연기로 돌아왔다는 점도 흥미롭다. "살다 살다 보니 왕 역할도 해본다"며 재치 있게 소감을 밝혔던 유해진은 반미치광이 인조를 온몸으로 품어 냈다. 관객이 기대할 법한 웃음 요소는 유해진이 아닌 다른 주변 캐릭터를 활용해 보완한 모양새다. 비교적 무겁고 어두운 영화적 분위기에서 숨구멍처럼 등장하는 개그 요소도 <올빼미>가 상업영화의 미덕을 충분히 쓰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언론시사회에서 유해진은 "이런 짙은 연기를 할 때 연극 무대 경험을 떠올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반전 매력을 위해 본인의 장기 중 하나를 숨긴 것.
이에 비해 소경을 연기한 류준열은 "실제로 감독님과 주맹증이 있는 분을 뵀을 때 그 시선이 마치 꿈을 꾸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걸 영화에서 표현해내려 했다"고 말했다. 류준열에게도 신체적 핸디캡이 있는 역할이 처음이었기에 나름 큰 도전이었을 것이다.
서사 구성과 인물 설정에서는 충분히 미덕을 갖추고 있지만, 정서적 측면에서 관객의 마음을 건드릴 수 있을지는 다소 의문이 든다. 영화의 배경인 인조 시대를 끌어온 주요한 이유 중 하나가 시대성일 텐데 누가 누구 등에 칼을 꽂을지 모르는 혼란의 시대, 조선의 왕이 청나라 앞에 무릎 꿇은 삼전도의 굴욕을 겪었던 불행의 시대였다. 지금 이 시기에 <올빼미>를 보는 관객에게 어떤 감정적 호소를 던질 수 있을까. 그 고민이 못내 아쉬운 지점이다.
한줄평: 진실을 외면하지 않는 끈질긴 선택, 그 울림을 담아내다
평점: ★★★☆(3.5/5)
영화 <올빼미> 관련 정보 |
감독: 안태진
출연: 유해진, 류준열, 최무성, 조성하, 박명훈, 김성철, 안은진, 조윤서 외
제공 및 배급 : NEW
제작: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영화사 담담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18분
개봉: 2022년 1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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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