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채널A
"중요시하는 게 어긋났을 경우에는 대가를 반드시 치를 거야." (금쪽이 엄마)
딸 3명과 아들 3명, 그러니까 무려 6남매의 부모가 4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를 찾았다. 첫째부터 나이를 쭉 나열하면 19세(여), 17세(남), 15세(남), 12세(남), 10세(여), 6세(남)였는데, 금쪽이네에는 초중고에 유치원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함께 살고 있었다. 이처럼 가족 구성원들이 많았지만, 정작 아이들은 "마음 놓고 얘기할 가족이 없어요"라며 하소연했다.
밝고 다복할 것만 같은 금쪽이네에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엄마의 '아픈 손가락', 금쪽이는 사춘기 2중 아들(셋째)이었다. 금쪽이는 같은 방을 쓰는 넷째에게 고압적인 태도를 취했고, 그런 형과 함께 있기가 불편한 동생은 다른 방으로 피신했다. 평소 셋째에게 맞았다는 얘기를 전해들은 엄마는 곧바로 중재에 나섰다. 하지만 말만 중재일 뿐, 일방적인 혼내기에 셋째는 기분이 상했다.
기분 전환이 필요했던 셋째는 집을 나서려 했는데, 엄마는 (오후 7시에 불과했지만) 늦었다는 이유로 막아섰다. 외출을 제지당한 셋째의 기분이 좋을 리 없는데도 엄마는 대화를 한다는 명목으로 일방통행식 소통을 계속했다. 셋째는 치미는 화를 억누르느라 힘겨워보였다. 방으로 들어간 셋째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욕설을 쏟아냈다. 영상을 보고 있던 엄마는 셋째가 감정 조절이 안 된다며 우려했다.
"청소년 시기는 자연적으로 충동성이 올라가는 시기예요. 이때 아이들은 우울해도 확 뭘 저지르고, 외로워도 확 뭘 저지르고, 고립감이 느껴져도 확 무슨 일을 저질러요. 억울해도 저질러요. 그래서 이때 아이들과 잘 소통해서 아이들과 의논하셔야 돼요." (오은영)
결국 방으로 돌아간 셋째는 여전히 혼자 화를 삭이기 위해 애썼다. 이쯤되면 엄마도 한발 물러서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 엄마는 금쪽이가 방 안에서 음료수를 마시는 걸 확인하고서 밖으로 나오라며 잔소리를 했다. 두 사람의 불편한 감정이 다시 정면으로 부딪쳤다. 금쪽이는 엄마의 말투가 화가 나 있지 않냐며 울먹였고, 엄마는 방에서 취식을 금지한 자신의 원칙을 고수했다.
혼자 있는 시간이 간절한 금쪽이와 감정 조절이 안 되는 금쪽이를 탓하는 엄마의 갈등은 생각보다 심각해 보였다. 두 사람의 대화 아닌 대화는 돌파구를 찾지 못했고, 영원히 반복되는 도돌이표마냥 맴돌았다. 오은영은 엄마가 상황의 심각성과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것처럼 보이자 "이렇게 생각하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 같아요"라며 따끔하게 지적했다.
"갈등 상황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차라리 나아요. 차라리 안 좋을 때는 '말을 마세요'라고 제가 얘기해요. 차라리 말을 하지 말고 좋을 때 얘기하라고 하거든요." (오은영)
오은영은 청소년기 자녀들과 소통할 때는 청소년기의 특징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사춘기와 중2병, '적대적 반항 장애(빈번하고 조절이 어렵고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는 수준)'를 구분해야 한다며, 적대적 반항 장애의 경우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개 중2병이라 생각해 병원을 찾지 않는데, 적대적 반항 장애 청소년의 자살률이 무려 6배나 높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2019년)
금쪽이의 경우 아직 적대적 반항 장애는 아니지만, 가족 관계에 개선이 없다면 심각해질 가능성이 농후했다. 오은영은 아이들은 가장 의지가 될 가족으로부터 고립되었다고 느끼면 어른들의 생각보다 더욱 힘들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한편, 친구들과 만난 금쪽이는 집에서와 달리 밝은 모습이었다. 통금시간에 대해 얘기하다가 반항아 모드가 되겠다며 PC방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