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의 한 장면.
채널A
가수 선예가 원더걸스 탈퇴와 팀 해체를 둘러싼 속사정을 밝혔다. 9월 2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는 선예가 고민 의뢰인으로 등장하여 가수 활동 시절의 고민과 가슴아픈 개인사, 자녀 육아에 대한 고민 등을 털어놨다.
원더걸스는 2000년대 후반 등장하여 소녀시대, 카라 등과 함께 시대를 풍미한 레전드 걸그룹으로 꼽힌다. 2009년에는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탑100에 진입하여 이후 전 세계를 강타할 K팝 신드롬의 초석을 닦았다.
원더걸스의 리더이자 메인보컬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선예는 2012년 25세의 나이에 돌연 선교사 남편과 결혼하여 한동안 가요계를 떠났다. 10년간 캐나다에서 생활하며 세 딸의 엄마가 되어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 선예는 올해 초 방송된 <엄마는 아이돌>을 통하여 '마마돌'로 가요계에 복귀했고 최근에는 솔로 데뷔앨범까지 발표하여 활발하게 활동중이다.
선예는 <금쪽상담소>를 찾은 이유에 대하여, 아이돌 후배인 위너의 송민호가 출연한 모습을 보고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시대가 된 데 공감을 느껴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힘든 상황을 부정하는 사람들의 특징
선예는 힘든 상황을 부정하고 어떻게든 참고 견디는 데 익숙해진 성향을 고백했다. 선예는 젊은 나이에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었음에도 "별다른 감정이 안 생겼다. 엄마가 된 건 내 인생의 또다른 시작일뿐. 결혼은 제가 한 선택이기에 크게 충격을 받지는 않았다"라면서 의외로 덤덤하게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집에서 자연분만을 결정한 것이나 산후우울증, 육아 문제, 타국에서 홀로 감당해야했던 외로움 등에 대해서도, 선예는 항상 주어진 환경에 따라 최선을 다하는 데만 집중했다며 자신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는 잘 이야기하지 않았다. 선예는 "어느 순간부터 힘든 일이 있어도 '지나갈 거야, 괜찮을 거야'라고 생각하는 게 습관이 됐다"고 고백했다.
지켜보던 오은영은 심각한 표정으로 "타국에서 아이 셋을 키우는 게 정말 힘들지 않았냐"고 진지하게 질문했다. 잠시 생각하던 선예는 "힘들었던 같다.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 아니었나 싶을 만큼"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힘들지만 가장 행복한 순간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오은영은 "선예는 힘든 걸 다 부정하고 있으시더라"고 지적했다. "'내가 결정하고 내가 선택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힘든 상황도 본인의 선택에 대한 대가로 인식하는 것"이라고 분석하며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고 최선을 다하는 것은 옳은 일이지만, 내 선택이라 다 괜찮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선예는 인간이라면 자연스럽게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게 어려운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힘든 상황을 부정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있다. '겉으로 보기에 모든 일을 잘 대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완벽한 상황을 만들기 위하여 자신에게 지나치게 가혹해진다', '스스로 해결하려 타인의 조언을 듣지 않는다'. '스스로 해결하려다보니 자기 주장이 강해서 독단적이라는 오해를 받는다' 등의 문항에 대하여, 선예는 모두 자기에게 해당되는 것 같다며 민망해했다.
선예는 원더걸스 활동 시절에도 리더로서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완벽주의적 성향에 대한 강박이 있었음을 밝혔다. 어린 나이 때부터 곤란한 상황에 처하면 뭐든 스스로 혼자 해결하는 게 습관이 되었고 누군가에게 도움받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고.
특히 선예는 독단적이라는 비판을 받은 사례를 두고 바로 원더걸스 탈퇴 과정을 꼽았다. 선예의 임신과 결혼, 탈퇴 소식이 알려지며 당시 원더걸스 팬들과 대중의 반응은 차가웠다. 선예가 리더임에도 무책임한 행동으로 원더걸스를 망쳤다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선예는 "그 당시 저의 심리상태는 물음표가 너무 많았다. '원더걸스의 중심'이라는 이야기가 처음부터 너무 부담이었다. 아이돌 문화가 10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점점 깨닫게되면서 혹시라도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될까봐 고민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또한 원더걸스가 성공가도를 달리던 시점에 선예는 버팀목이던 가족들이 잇달아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선예는 가수로서 성공하겠다는 꿈을 이뤘지만 '이 행복이 내가 원했던 것의 모두인가'라는 고민에 빠지게 됐고 삶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선예는 "그 이후 예전처럼 무대가 행복하지 않았다"고 당시 느꼈던 공허함과 고민을 털어놨다.
"정신과 의사로는 이해... 대중 시선에서는 앞뒤 안 맞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