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라이팅(Gaslighting), 스스로의 판단력을 의심하여 타인에 의존하도록 만드는 행위를 의미한다. 극단적인 가스라이팅에 걸린 사람들은 누군가에 의하여 정신적으로 통제되고 지배당하며 일상이 장악되는 상황에 내몰리기도 한다.
1938년 영국에서 초연되어 영화로도 제작된 연극 <가스등>을 통하여 가스라이팅이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세상에 등장했다. 최근 국내에서는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살해한 이은해의 가평계곡 살인사건, 여자친구의 학대와 폭력으로 사망한 청주 베란다 살인사건 등을 통해 현대에서도 가스라이팅의 위험성이 점차 세간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1일 방송된 JTBC <세계 다크투어>에서는 이른바 '일본판 이은해'로 불리우는 스미다 미요코와 아마가사키 살인사건을 조명하며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스라이팅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범죄전문가 표창원이 이날의 다크 가이드로 출연하여 가스라이팅 퇴치법을 강연했다.
2012년 벌어진 아마가사키 사건은 다섯 가족에 걸쳐 무려 8명의 피해자를 죽음으로 몰고가며 일본 전역을 충격에 빠뜨린 희대의 연쇄살인극으로 회자된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놀랍게도 그 주범은 60대의 노인이었고, 그녀는 본인이 직접 손을 쓰지 않고도 가스라이팅이라는 수단으로 많은 일가족을 파멸로 몰아넣었다는 데 있다.
2012년 10월 30일, 오카야마현 비젠시 니세이 항구에서는 시신유기 신고 접수를 받은 일본 경찰이 수색 끝에 드럼통에 콘크리트와 함께 묻힌 한 남성의 시신이 발견된다. 시신의 신원은 당시 54세의 하시모토 지로였다.
시간은 약 1년 전인 2011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사카의 한 파출소로 40대 여성이 뛰어들어와 돌연 "어머니가 죽었다"고 이야기하며 "어머니를 죽인 것은 저와 제 여동생, 그리고 제부"라는 놀라운 사실을 고백한다. 여성의 얼굴은 시퍼렇게 멍이 들어있었고 온몸에는 담뱃불로 지진 흔적들이 가득했다. 심지어 여성은 "'그 악마'가 우리에게 엄마를 죽이도록 시켰다"고 알 수 없는 말을 호소했다.
수상함을 느낀 경찰은 범행장소를 수색한 끝에 창고에서 증언과 일치하는 60대 여성의 시신을 발견한다. 사망한 지 두 달이 지난 시신은 1년 뒤 발견되는 하시모토 지로와 마찬가지로 드럼통에 묻혀있었고 뼈들은 모두 골절된 상태였다. 심지어 시신의 체중은 놀랍게도 22kg 밖에 나가지 않았다. 사망자가 죽기 직전까지 얼마나 큰 고통을 받았을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후 곳곳에서 연달아 비슷한 방식으로 살해되어 유기된 시신들이 발견되며 조용하던 시골마을은 일약 충격에 휩싸인다. 사건의 범인은 체포과정이 생중계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놀랍게도 밝혀진 범인의 정체는 64세의 노인인 스미다 미요코였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그저 동네의 평범한 할머니같은 인상이었지만, 그녀를 아는 사람들은 리요코를 가리켜 "170cm의 키에 불도그같은 얼굴, 괴물같은 박력을 지닌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는 실제로 그녀가 기골이 장대하고 힘이 센 거구였다기보다는 피해자들의 '심리적 공포로 인한 착시'가 만들어낸 인상착의에 가까웠다.
평범한 60대 노인이 이토록 끔찍한 연쇄살인을 저지를 수 있었던 것은 그 수법이 바로 가스라이팅이었기 때문이다. 물리적 힘이 아닌 심리적으로 사람을 지배하는 가스라이팅이 나이와 성별, 완력의 차이에 불문하기에 더 무섭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장면이다.
미요코는 건장한 대여섯 명의 성인남성들을 항상 대동했고 이들 역시 미요코에게 심리적으로 지배 당하며 살인도구로 이용되고 있었다. 일본 언론은 이들을 가리켜 '피라냐 패밀리'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스미다 가족은 동생인 스미다 레이코, 행동대장격인 리 마사노리, 아들인 스미다 켄타로와 유타로, 유타로의 아내인 스미다 루이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가족이었지만 혈연관계는 아니었고 입양한 동생과 아들이었다. 훗날 피라냐 패밀리는 자신도 미요코의 가스라이팅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두머리인 리요코의 눈에 들기 위하여 절대복종했으며 타인의 폭행하거나 학대하는 범행를 저지르면서도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
이들의 범행 동기는 오로지 돈이었다. 일본 언론에서는 이들의 범행을 가리켜 '가족 해체 사업'이라고 분석했다. 한 평범한 가족에게 접근하여 가스라이팅으로 가족구성원들끼리 갈등을 일으켜 폭행-학대 및 살인까지 초래하게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스미다 일당은 금품을 갈취하고 사망 보험금을 빼앗아가는 수법이었다. 피라냐 패밀리의 마수에 빠진 가족들은 구성원들이 모두 해체되고 몰살에 이르는 끔찍한 최후를 피하지 못했다.
자신이 어머니를 죽였다고 고백하여 미요코의 범행을 세상에 알린 40대 여성의 정체는 오에 카에였다. 그녀와 미요코의 기나긴 악연은 2009년 아마가사키시의 데야사키라는 전철역에서 시작됐다. 며느리 루이-손주와 함께 탑승했던 미요코는 전철 문에 유모차가 끼는 사건이 발생하자 곧바로 전철역을 찾아가 직원들에게 항의했다. 여기서 만난 철도회사 직원인 카와무라 히로유키는 바로 훗날 최고 신고자의 제부(오에 카에의 여동생 오에 유미의 남편)였다.
미요코 일당은 가스라이팅 수법의 일환으로 이른바 '클레임(이의 제기)의 귀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요코는 전철사고에 대하여 담당자인 히로유키를 자신의 집으로까지 불러들여 무릎까지 꿇리고 사과를 받아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히로유키와 가까워진 미요코는. 때로는 호통을 치고 때로는 용돈을 주면서 다정하게 대해주는 당근과 채찍 전략으로 서서히 히로유키의 심리를 지배해나가기 시작했다.
히로유키는 본래 카페를 차리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이를 알게된 미요코는 히로유키에게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살라고 퇴직을 부추겼다. 안정적인 철도공무원 생활을 포기한다는데 아내인 오에 유미는 당연히 결사반대했다. 미요코는 두 사람 사이를 오가며 부추기면서 갈등을 유발했고 부부는 결국 이혼에 이른다. 심지어 미요코는 히로유키의 자녀들에게도 접근하여 자신을 따르도록 세뇌를 시키면서 가족보다 끈끈한 애착관계를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미요코는 가족문제를 해결해준다는 명분으로 히로유키 부부와 자녀들, 오에 유미의 친정식구들까지 자신의 집으로 불러들여 '가족회의'를 열었다. 미요코는 건장한 남성들을 동원하여 부부를 위협하여 무릎꿇게 하고 자녀양육 문제나 가족에 대한 소홀함을 이유로 질타하며 감금과 협박, 폭행을 일삼았다. 어느새 미요코에게 세뇌당한 히로유키 가족은 판단력을 잃고 미요코의 요구대로 돈을 구하거나, 가족 구성원 서로가 폭행을 하는 상황까지 치달았다.
미요코는 특히 자신에게 맞서던 히로유키 부부의 친정엄마인 오에 카즈코를 집중적으로 학대했다. 나중에는 미요코의 지시가 없어도 오에 가족이 자신의 장모이자 엄마를 먼저 폭행할 정도였다. 지속적인 학대를 버티지못한 오에 카즈코는 2011년 9월 결국 사망한다. 어머니를 죽였다는 오에 카에의 신고로 발견된 시신의 정체가 바로 그녀였다.
오에 카즈코가 사망하면서 폭행대상은 이제 오에 카에에게로 옮겨간다. 피해자이면서 가해자가 된 오에 카에는 아직 완전히 가스라이팅이 되지는 않은 상태였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카에는 목숨을 걸고 범행장소인 원룸 2층에서 뛰어내려 필사의 탈출을 감행했다.
간신히 빠져나온 카에는 아마가사키가 아닌 오사카까지 가서 신고를 했다. 사실 미요코는 이미 경찰에 여러 차례 신고접수가 된 상태였지만 한번도 처벌을 받지 않았다. 일본의 법률상 '민사불개입' 원칙에 따라 사생활 분쟁에 경찰이 개입할 수 없다는 명분으로 피해자들을 돌려보냈기 때문이다.
결국 피해자들은 경찰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죽거나 행방불명됐다. 피해자들이 무려 다섯 가족에 걸쳐 늘어난 결정적 이유였고, 한편으로 법을 교묘하게 악용하는 미요코의 악마성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미요코는 카에가 도망친 것을 알고 자신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하여 히로유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자살을 지시한다. 히로유키는 미요코의 지시대로 자살하려고 했지만 출동한 경찰 덕분에 일단 목숨을 건졌다.
한국에서 미요코와 피라냐 패밀리 사건과 비교되며 대표적인 가스라이팅 범죄로 꼽히는 것이 바로 계곡살인사건이다. 주범인 이은해는 남편은 윤씨에게 교묘하고 지속적인 가스라이팅을 자행하여 금품갈취와 폭행, 학대를 일삼았고 끝내 사망까지 이르게 했다. 히로유키 역시 미요코에게 세뇌당해 퇴직금을 모두 빼앗기고 가족들까지 끔찍한 불행에 휘말리는 상황을 초래했다.
피해자들은 모두 정상적인 성인이고 오히려 가해자(리요코, 이은해)에 비하여 완력이나 사회적 지위에서 우위에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왜 불합리한 상황에 대하여 저항하지 못했을까. 가스라이팅을 당한 이들은 자신을 의심하게 되고 합리적인 판단력을 상실하여 심리적으로 타인의 지배력에 종속당하게 된다.
이성적인 제3자가 보기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들도 가스라이팅 피해자들은 판단 불가한 상황에 놓이게 되고 주변의 도움을 구하기도 어렵다. 당해보지 않은 이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렵기에, 가스라이팅 범죄는 가해자보다 오히려 당한 피해자들의 탓으로만 전가하게 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미요코의 가스라이팅 피해자이면서 가해자가 된 오에 카에는, "엄마에게서는 매를 맞아본 일이 없는데 미요코에게서는 '사랑의 매'같은 감정을 느꼈다. 그래서 스미다 미요코를 엄마 대신으로 느끼게 됐다"는 놀라운 진술을 털어놨다. 한 사람의 심리를 지배하고 갉아먹는다는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한편 창고에서 오에 카즈코의 시신이 발견되고 나서도 한동안 진전이 없던 경찰 수사는, 얼마 후 타니모토 아카시라는 한 남성의 신고로서 건물 지하에 묻힌 3구의 시신이 추가로 발견되면서 전환점을 맞이한다.
시신 중 한 명인 70대 여성은 미요코 오빠의 남자친구로서 미요코의 손주에게 훈육을 했다는 이유로 폭행 끝에 살해 당했다. 나머지 두 사람은 신고한 아카시의 첫째 딸 타니모토 마리코, 아카시의 형이자 마리코의 삼촌인 타카시로 밝혀졌다. 그런데 마리코는 바로 미요코의 며느리인 스미다 루이의 친자매였다. 즉, 미요코는 사돈댁을 상대로도 끔직한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미요코는 내연남을 통하여 타니모토 가족과 인연을 맺었고 카와무라-오에 가족에게 했던 것과 유사한 수법으로 가스라이팅을 저질렀다. 루이는 미요코를 만날 무렵에 언니와 동생으로부터 무시받는다는 불만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였다. 미요코는 이를 눈치채고 가족 사이를이간질시켰다. 루이는 친언니인 마리코를 유난히 가혹하게 학대하여 죽음에 이르게 했다.
루이의 삼촌인 타카시는 어떻게든 동생의 가족을 지키려고 했지만 혼자서는 피라냐 패밀리를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역시 폭행을 견디지못하고 사망에 이른 것이다. 루이-마리코 자매의 어머니인 하츠요 역시 폭행으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끝에 2009년 6월 결국 사망했다.
또한 시신이 발견된 장소의 집주인은 하츠요의 어머니인 미나요시 노리였다. 노리는 가족들의 시신이 발견된 자신의 집에서는 멀리 떨어진 외딴 농촌마을의 한 농기구 창고에서 역시 시신으로 발견됐다. 미요코 일당은 가장 먼저 타니모토 집안의 가장 어른인 노리를 살해하고 그녀의 집을 차지한 뒤, 나머지 타니모토 가족들을 불러들여 차례로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것이다.
미요코의 아버지는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여 인부들을 관리하는 직책을 맡았다. 그는 인부들의 월급을 착취하면서도 당근과 채찍으로 인부들을 쥐락펴락하며 인간을 조련하는데 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요코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배우며 가스라이팅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에 대한 조기교육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미요코의 어머니는 매춘부였고, 어린 시절부터 친딸인 미요코에게 성매매를 가르친 것으로 드러났다. 부부가 이혼한 뒤 방치된 환경에서 자란 미요코는 불과 19세 때 미성년자 성매매 알선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미요코의 일당들 역시 그녀에게는 범죄를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미요코는 모친이 입양한 동생인 미에코에게 돈을 벌어올 것을 강요하는가하면, 신분을 속이고 실제는 그녀가 낳은 아들이었던 유타로를 자신의 아이로 만들었다. 또한 켄타로는 미요코가 몰살시킨 또다른 피해자 가족의 구성원이었다.
5년동안 아마가사키 살인사건을 취재한 오노 잇코 작가는 "스미다 미요코는 다른 가족에게 끼어들었을 때 신경을 쓰는 아이가 있으면 자신의 쪽으로 끌고와서 예뻐했다. 그안에서 미요코가 '자신의 이상에 맞는 가족을 만들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하며 "가족 사이에서 배신이 일어나고 밀고하게 되면서 실제 가족은 그리 대단한 게 아니라는 것을 상대에게 인식시켜주면서 본인은 만족했던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미요코가 이끄는 피라냐 패밀리는 피해자 가족들을 상대로 착취한 돈으로 고급 아파트에 살고 외제차를 몰면서 부유한 생활을 즐겼다. 미요코와 미에코는 미에코의 남편인 하시모토 히사요시를 자살로 위장하여 죽음으로 몰아넣었고 시어머니이자 히사요시의 어머니까지 살해하고 모자의 집을 차지했다. 미요코 일당은 히사요시의 사망보험금으로 약 9천만 엔(9억 원)을 수령했다. 공식적으로 피라냐 패밀리가 저지른 최초의 범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야기의 시작에서 언급된 첫 시신인 하시모토 지로는 바로 히사요시의 동생이었다. 형의 죽음에 의문을 품은 지로는 사건을 조사하다가 미요코 일당에 의하여 납치 감금 이후 폭행을 당하다가 살해된 것이다. 미요코는 지로의 시신을 범행장소에서 멀리 떨어진 바닷가에 유기했다. 그동안 가스라이팅을 통한 간접적 범행방식을 추구했던 미요코 일당이 범행대상에 대한 물리적이고 직접적인 살인을 저지를 만큼 수단 방법을 가리지않는 방식으로 변모했음을 보여준다.
미요코는 완전범죄를 꿈꿨지만, 경찰에 체포된 이후 미요코 패밀리는 점차 분열되는 양상을 드러낸다. 일당들은 모든 범행의 책임을 미요코에게 떠넘겼고, 과거의 범행들을 폭로하는 과정에서 하시모토 형제의 사건도 드러나게 된 것이다.
경찰이 사건을 수사하던 중 또다른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진다. 미요코가 효고현 경찰서 유치장에서 극단적인 선택으로 돌연 사망한 것이다. 끝까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비겁한 선택으로 현실에서 회피했다. 많은 사람들은 잔혹했던 사건보다도 죄값은 치르지않은 미요코의 허무한 죽음과 자살을 막지못한 경찰의 무능함에 더 분노했다.
남은 일당들은 리 마사노리가 종신형을, 나머지도 20년 이상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그들이 저지른 범죄의 무게에 비하면 오히려 가벼운 처벌이었다. 오노 잇코 작가는 이 사건에서 일본 사회의 잠재된 문제점을 지적하며 "일본에는 집안에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가족 외의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체면 때문에 부끄러운 일이라는 인식이 잠재되어 있다"고 지적하며 "진작에 바깥에 도움을 요청했다면 이 사건은 더 빨리 발각되었을 거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라며 일본 가족문화의 폐쇄성을 지적했다.
한국에서도 가족과 연관된 가스라이팅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2020년 경기도 카페 60대 여성 사망사건은 카페 여주인의 세 딸이 건물주의 가스라이팅으로 인하여 자신의 어머니를 폭행 끝에 살해한 사건이다. 2012년에는 모텔에서 학부형인 권씨가 자신의 두 딸을 잔혹하게 살해하는 사건도 발생한다. 범행을 사주한 양씨는 권씨와 학부모회에서 인연을 맺은 사이로 자신의 자녀가 권씨의 자녀들보다 성적이 나쁜데 앙심을 품고 훈육를 핑계로 자녀들을 학대하도록 조종한 사실이 밝혀졌다.
많은 가스라이팅 피해자들은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하고 있으며, 전문적-체계적인 심리 치료가 필요하지만 회복에는 오랜 시간이 요구된다. 표창원은 가스라이팅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상대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 드는지' '혼자 아무 것도 결정을 못하는지' '자존감이 낮아져있는지' 등을 스스로 체크해보라고 당부했다. 혹은 내가 가스라이팅이 해당되는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저지르는 가해자일 수도 있다.
봉태규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거절'이 불편한 문화가 있다고 언급하며 "건강한 관계에 있어서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단호한 거절이 자연스럽고 당연할수도 있다는 인식이 필요할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우리 모두는 존중받아 마땅한 사람이고, 그 누구도 나와 타인의 인격을 짓밟고 조종할 수는 없다. 지금 이순간에도 그런 피해를 당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것은 가스라이팅이고 폭력이고 학대이고 범죄다. 가스라이팅 피해란 혼자서 극복하기는 힘든 일이기에 우리 사회와 주변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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