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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흐려진 한국 여자배구, 아직 기회는 있다

VNL 12전 전패 충격... 오는 9월 세계선수권서 반등해야

22.07.06 13:47최종업데이트22.07.06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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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출전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2022 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출전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FIVB
 
2020 도쿄올림픽 4강 신화의 한국 여자배구가 1년 만에 쓰디쓴 좌절을 겪었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지난 3일 막을 내린 2022 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예선 라운드에서 12경기 전패를 당하며 승점 1도 못 얻고 16개 참가국 중 최하위로 탈락, 5일 귀국했다.

그럼에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은 대표팀을 환영하려고 찾아온 배구팬들로 넘처나며 변함없는 응원을 보냈다. 

세대교체 나선 여자배구... 너무 컸던 김연경 빈자리 

한국은 도쿄올림픽이 끝난 후 김연경, 김수지, 양효진 등 오랫동안 대표팀을 이끌었던 베테랑들이 한꺼번에 은퇴하면서 자연스레 세대교체에 돌입했다. 사령탑도 폴란드로 떠난 스테파노 라바리니에서 세사르 에르난데스 곤살레스 감독으로 바뀌었다.

국제무대 경험이 부족한 20대 젊은 선수들을 대거 발탁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어느 정도 고전할 것이 당연했으나, 예상보다 훨씬 참담한 결과에 배구계는 큰 고민에 빠졌다.

한국은 앞선 대회에서 체면은 지켰었다. 처음 출범한 2018년 5승 10패로 16개국 중 12위에 올랐고, 2019년에는 일본과 폴란드 등을 꺾고 3승을 거뒀다. 또한 작년에도 3승을 거두며 최하위는 아니었다.

코트에 서 있는 존재감만으로 상대를 압도하던 김연경의 빈자리는 너무도 컸다. 구심점을 잃으니 대표팀이 추구하는 배구 스타일의 방향성도 흐려졌다.

'해결사' 김연경에게 의존하던 패턴에서 벗어나 여러 선수가 골고루 공격에 나섰고, 빠른 이동 공격으로 신장의 열세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었으나 이를 뒷받침할 경기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최근 몇 년 사이 남자배구를 훌쩍 넘어설 정도로 치솟은 여자배구 인기에 거품 논란까지 불거지게 했다. 

1년 만에 물거품 된 4강 신화... 파리올림픽 본선행도 '가물' 
 
 2022 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출전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2022 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출전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FIVB
 
한국은 중국, 일본과 아시아 3강 체제를 구축해왔으나 한 수 아래로 여겼던 태국에도 밀렸다. 먼저 세대교체를 마친 태국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을 완파하고 중국, 일본과 함께 파이널 라운드에 진출했다.

국제배구연맹은 2024 파리올림픽부터 대륙별 예선을 통해 올림픽 본선행 출전권을 주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세계랭킹으로 출전권을 배분하기로 했다. 이번 대회 부진으로 세계랭킹이 14위에서 19위까지 떨어진 한국으로서는 파리행이 위태로워졌다.

만회할 기회는 있다. 오는 9월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어떻게든 반등에 성공해서 세계랭킹을 다시 끌어올려야 한다.

물론 쉽지 않은 도전이다. 한국은 도미니카공화국, 터키, 폴란드, 태국, 크로아티아와 차례로 격돌한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을 꺾었던 팀들이며, 지금의 경기력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9월에도 결과가 달라지기 힘들다. 

이번 대회는 냉혹한 국제무대에서 한국 여자배구가 처한 현실을 깨닫게 된 기회였다. 과연 앞으로 남은 두 달간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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