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채널A
1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 나온 금쪽이는 너무도 귀한 아들이었다. 난임 판정을 받고 사실상 임신을 포기한 시점에서 잉태된 터라 더욱 소중했다. 게다가 할아버지의 죽음 후 태어났기에 더욱 의미가 깊었다. 금쪽이는 심장이 약해 신생아 중환자실에 있었는데, 금쪽이와 고통을 함께 나누고 싶었던 아빠는 왼쪽 가슴에 아이의 태명을 새겼다. 귀하디 귀한 금쪽이(9세)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 걸까.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아빠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선생님은 금쪽이가 수업 시간에 제멋대로 뛰쳐나가고, 화장실의 비누로 학교에 온통 비누칠을 해놔서 위험천만했다는 상황을 전했다. 아빠는 죄송하다며 사과하기 바빴다. 하루 이틀이 아닌 듯했다. 아빠는 실제로 학교와 학원에서 거의 매일마다 전화가 걸려온다고 털어놓았다. 도대체 금쪽이는 왜 그러는 걸까.
엄마와 술래잡기를 하자고 제안한 금쪽이는 혼자 밖으로 나가버렸다. 쓰레기 더미를 발견하고서 갑자기 짓밟기 시작했다. 장난치고는 과격해 보였다. 또, 화단의 꽃을 뽑고 패대기쳤다. 잠시 후, 아빠가 나타나자 긴장한 듯 뒷걸음질쳤다. 꺾으면 안 된다는 걸 깜빡했다며 공손한 태도를 취했다. 아빠는 '함무라비식 훈육법'을 통해 체벌을 하며 따끔하게 훈육했다. 금쪽이는 잔뜩 겁을 먹었다.
평소에도 금쪽이는 아빠의 눈치를 많이 봤다. 아빠는 금쪽이와 함께 김밥을 만드는 등 다정해 보였지만, 왠지 모를 긴장감이 흘렀다. 금쪽이는 아빠가 웃지 않으면 화가 난 것 같다며 불안해 했다. 평소에 많이 혼내는 걸까. 오은영 박사의 질문에 아빠는 혼낼 때는 따끔하게 가르치는 편이라고 대답했다. 엄마는 아빠가 일관성이 없고, 감정의 기복이 심한 편이라고 꼬집었다.
오은영은 '눈치(Social Reference)'의 이론적 개념은 '사회적 참고 기준치'라고 설명하며, 성장 발달 과정에서 눈치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만 3세(36개월)는 부모가 옳고 그름을 가르치는 시기인데, 이때 부모에게 충분히 배운 아이는 모르는 행동을 할 때 부모 눈치를 살피게 된다. 눈치를 보며 옳고 그름을 구분하는 것이다. 따라서 적당한 눈치는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무엇이든 너무 적거나 많으면 문제가 된다. 눈치 보는 아이의 원인은 1. 일관성 없는 부모, 2. 훈육 상황에서 무서운 부모이다. 오은영은 아이가 공격적 행동을 했을 때 훈육을 위해 부모도 공격적으로 대하면 오히려 아이의 공격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체벌 수위가 세지 않아도 마찬가지다. 잘못을 몸으로 때웠다고 생각하고, 억울하다고 여기게 된다. 체벌은 훈육에 효과적이지 않다.
교대 근무 후 퇴근한 아빠는 여러 통의 전화를 받았다. 합기도 학원 원장, 돌봄 교실 선생님은 금쪽이의 문제 행동에 대해 얘기했다. 잦은 지각이 우려되고, 나쁜 말을 하는 등 통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담임 선생님은 금쪽이가 수업 도중 화장실에 가서 비누를 변기에 투척하기도 했다며 전문적 치료를 권하기도 했다. 갖은 노력으로 키웠지만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무서움'으로 남아 있었던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