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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꼭 고향에서 공연하고파"

[인터뷰] 예산 출신 소리꾼 이윤아

22.01.10 17:52최종업데이트22.01.1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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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아(왼쪽)씨가 가수로 활동하는 어머니 젬마씨와 지난해 11월 공주시에서 열린 퓨전국악 콘서트 ‘풍류가인’에서 함께 노래하고 있다.
윤아(왼쪽)씨가 가수로 활동하는 어머니 젬마씨와 지난해 11월 공주시에서 열린 퓨전국악 콘서트 ‘풍류가인’에서 함께 노래하고 있다. 서젬마

"힘든 시간이 찾아와도 응원해주신 덕분에 이겨내고 용기 낼 수 있었다. 이렇게 큰 관심과 사랑을 주셔 감사드린다. 정말 행복했고 든든했다. 앞으로도 새로운 도전을 하며 국악 아티스트로 성장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겠다. 늘 건강하시길 바란다." 

충남 예산지역 출신 소리꾼 이윤아(33)씨는 언제나 든든한 지지를 보내주는 고향에 대한 무한 애정과 고마운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열의가 남달랐던 아이, 언제나 무대에서 돋보였던 아이. 이씨의 초등학교 시절 은사가 기억하는 모습이다. 

어렸을 때부터 재주가 많아 가수를 꿈꿨던 소녀는 판소리의 길을 택했고, '국악계의 아이돌'이란 수식어를 얻으며 공식팬카페 회원만 4700여명에 달할 정도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 2014년부터 대전시립연정국악원 판소리 상임단원으로 활동했다. 지난해 9~12월 JTBC 경연 프로그램 '풍류대장'에 출연해 국악과 대중음악을 접목한 무대를 선보여 전체 참가자 51팀 가운데 '최종 12팀'으로 실력을 입증했다.

든든한 조력자이자 딸에게 넘치는 끼를 물려준 어머니 서젬마(59)씨도 2019년 MBN '보이스퀸'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가수다. 윤아씨 단독콘서트 등 여러 무대에 함께 서기도 했다.

"참 반듯하게 커줬어요. 초심을 잃지 않고 지금처럼만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해요. 앞으로도 좋은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어요."

예산중앙초등학교 담임을 맡았던 이화순(현 대흥초) 교감은 풍류대장 본방송을 놓친 날이면 유튜브로라도 모두 챙겨볼 만큼 열렬한 팬이다.

그는 "볼 때마다 같이 긴장해 떨었어요. 예쁘게 끼를 발산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고 '잘 자랐구나' 싶었죠. 제(눈에) 1등은 윤아였어요"라며 "어린 시절부터 눈에 띄었던 친구예요. 재능 있고 잘하고자 하는 마음도 컸고요. 많은 사람들에게 자랑하는 제자죠. 앞으로도 모두에게 큰 기쁨을 주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요"라며 애정을 나타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의 든든한 지원군이다.이윤아

예산읍에 살며 예산중앙초와 예산여중, 예산정보미디어고(지금 예화여고)를 나온 윤아씨에게 고향은 셀 수 없이 많은 추억이 깃든, 어느 무대보다도 따뜻하게 반겨주는 곳이란다. 그와 지난해 말 전자우편으로 진행한 인터뷰를 문답형식으로 정리한다. 

"판소리는 우리의 모습… 사랑이야기 등 그대로 담겨"

- 처음 국악을 시작했을 때가 궁금하다.
"초등학교 사물놀이부에서 장구를 맡았다. 그때는 그냥 재밌는 타악기라고만 생각했다. 사물놀이 시간이 되면 늘 신났고, 대회에도 나가 처음으로 국악무대에 섰던 아주 소중한 경험이었다. 중학생 때 판소리를 시작해 1년 동안은 방황했다. 하지만 스승님의 칭찬 한마디에 '내가 노력해 이룰 수 있는 게 있구나, 나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내년의 내 모습'이 궁금해져 지금까지 해왔다. 힘든 일이 생겨도 나 자신을 믿으며 이겨냈다."

- 고향에서 기억에 남은 추억들은. 
"정말 많은 추억이 있다. 운동장에서 뛰놀던 것, 용돈 500원을 받은 날 문구점에 가 군것질하던 것. 어머니 말로는 하도 안와 찾으러 가보니 뭘 살지 결정을 못하고 계속 고민만 하고 있었다고 하더라. '우성비디오' 가게에서 좋아하는 비디오를 빌려보던 기억도 난다. 그때 비디오장을 옆으로 밀면 밖으로 통하는 문이 있었는데, 거길 마법의 문이라고 불렀다. 가족과 예당저수지에 놀러가 아버지에게 낚시를 배웠던 추억 등도 생각난다."
 
- 모교인 예산중앙초를 찾아 공연하기도 했다. 
"자주 예산에 가고 싶지만 일이 바빠 그러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가는 날이면 가족들과 최대한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일을 하거나 가정을 꾸린 친구들이 있는데 만나지 못하더라도 전화해 '예산에 왔다'고 얘기하곤 한다. 올해 지역에서 공연이 계획돼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아쉽게도 취소됐다. 예산에서 무대를 하면 마치 가족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는 것 같아 어느 무대보다 더 따뜻하고 신이 난다. 올해는 꼭 자주 공연하고 싶다."
 
- '풍류대장' 참가기가 궁금한데.
"감사하게도 제작진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항상 바라던 국악의 다양성을 알리는 것과 동시에 '다른 장르와 자유롭게 매시업(서로 다른 곡을 조합해 새로운 노래를 만드는 것) 할 수 있겠다' 싶어 참가했다. 프로그램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많은 실험을 해야 했다. 최신가요 '탑100'과 팝 등 안 불러본 노래를 많이 접하고, 여러 리듬을 접목하며, 더 나은 곡을 만들기 위한 시도를 끊임없이 했다. 쉽지만은 않은 작업이었다. 선곡은 가사내용이 닮아있는 곡들로 했다. 6화에 방영된 '강강술래+못 찾겠다 꾀꼬리'에서 강강술래는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린 노래지만 우리가 평소 가요처럼 따라 부르진 않는다.

이 곡을 함께 신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자는 마음에 편곡 주제를 댄스곡으로 잡고 기존에 알려진 노래와는 다른 느낌으로 구성했다. 대전과 서울을 오가며 거의 밤샘작업을 해 고3 때도 흘리지 않았던 코피를 쏟기도 했다. 그래도 즐겁고 재밌었다. 모든 무대가 새로운 도전이었다. 춤을 추며 라이브로 노래하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처음에 연습할 때는 체력이 배로 들어가니 숨이 차 힘들었지만 계속 노력한 끝에 이겨냈다. 마이크 앞에 서기 전에는 '할 수 있다'를 외치고 제 무대를 보는 분들이 행복하길 바란다는 마음을 담아 꼭 기도를 했다. 그런 뒤 무대에 서 관객들이 눈을 보면 그 순간을 즐기게 되더라."
 
 모교인 예산중앙초등학교를 찾아 공연하고 있는 윤아씨.
모교인 예산중앙초등학교를 찾아 공연하고 있는 윤아씨.<무한정보> 김수로

- 서도밴드와 '희망의 아리랑'을 공연할 당시 가족들이 합창하는 영상이 인상적이었다.
"작은할아버지와 아버지, 어머니, 작은고모가 출연해주셨다. 우리가 받은 사랑을 전달하고 싶었다. 이제껏 사랑을 주신 모든 분들과 무대를 함께하면 더 의미 있는 시간일 것 같아 서도밴드 친구들과 함께 결정했다. 풍류대장에서 '끼가 많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제 끼는 부모님이 물려주신 것이다. 두 분 다 노래를 잘 부르고 좋아하셔 어렸을 때부터 가족끼리 노래방을 자주 갔다."
 
- 서도씨와 '러브라인'도 그려졌다.
"사랑이 아니고 우정이다. 준비하며 음악적 교감을 많이 하고 대화를 자주 나눠 무대에서 그렇게 보인 것 같다.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은 같았다."

- 판소리가 가진 매력과 가치는 무엇인가. 국악 후배들에게 한마디. 
"판소리는 우리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낸 음악이다. '춘향가' 가운데 '사랑가'를 보면 이몽룡이 춘향이에게 맛난 걸 먹여주고 싶어 하는 마음, 둘이 좋아 어찌할 줄 모르는 마음, 가슴 아픈 이별 등 우리들이 겪는 사랑이야기가 그대로 녹아있다. 조금만 더 자세히 듣고 보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이란 걸 알 수 있을 거다. 국악을 택한 후배들 앞에 놓인 길이 결코 쉽지 않다는 걸 잘 알지만 자신을 믿고 나아가길 바란다. 힘들어도 이 시간이 지나면 분명히 수 백 배는 더 좋은 일이 온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이윤아 풍류대장 서젬마 소리꾼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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