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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과 공감대 없는 데이트, 이래서 리더들 연애 못하나

[TV 리뷰] iHQ, 드라맥스 <리더의 연애>

21.11.30 15:06최종업데이트21.11.30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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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HQ 드라맥스 <리더의 연애>의 한 장면

iHQ 드라맥스 <리더의 연애>의 한 장면 ⓒ iHQ

 
iHQ, 드라맥스 <리더의 연애>가 세 커플의 열린 미래를 보여주며 막을 내렸다. 29일 방송된 <리더의 연애> 20회에서는 김수향-멜로우 키친, 강희재-문수인 커플의 소개팅과 문야엘-김흥수의 첫 1박 여행 이야기가 펼쳐졌다.

향기브랜드 CEO 김수향과 색소폰 연주가 멜로우 키친은 마지막 데이트 코스로 김수향의 집으로 자리를 옮겨 홈파티를 즐겼다. 이벤트의 여왕답게 김수향은 드라마 <오징어 게임> 콘셉트로 극중 프론트맨 가면과 각종 의상을 선보이며 멜키를 당황하게 했다. 스튜디오에서 지켜보던 MC와 출연자들도 모두 "상상 그 이상"이라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김수향과 멜키는 <오징어게임>속 의상을 갖춰입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구슬치기' 게임을 즐겼다. 멜키가 탈락하자 김수향은 비비탄이 든 총을 난사하는가 하면, 멜키는 비장의 성대모사를 선보이는 등 깨알같은 드라마 재현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소개팅을 처음 시작할때만해도 전혀 코드가 맞지않아보이던 두 사람이었지만 리액션이 달라진 이유에 대하여 김수향은 "그게 바로 마음의 변화"라고 설명하며 멜키를 향한 호감을 드러냈다.

멜키는 의외의 요리 실력까지 뽐내며 김수향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수향은 샴페인과 장미 케이크를 준비하며 두 사람의 첫 데이트를 기념했다. 두 사람은 하루의 데이트를 정리하며 서로의 인상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멜키는 "본인 위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데이트인데도 경쟁을 하면 자꾸 이기고 싶어한다"고 꼬집었고, 김수향은 "매사에 모든 걸 너무 다 잘하니 얄미웠다"고 웃으며 고백했다.

김수향은 "멜키처럼 자신을 잘 드러낼수 있는 사람을 보면 부럽다. 어떤 사람에게 수도꼭지가 굉장히 크다면 저는 작은 구멍이라고 보면 된다"며 진지한 마음속 이야기를 털어놨다. 이에 멜키는 "수도꼭지가 작으면 대신 물살이 세고 멀리 나갈 수 있다"는 말로 김수향을 격려했다. 

멜키는 김수향에게 "우리가 서로의 모습을 오늘 하루로 다 보여준 것은 아니다. 한 두번은 더 봐야 하지 않을까"라며 애프터 신청을 했다. 김수향은 "어쩔 수 없이 한번 더 봐야 하겠네"라며, 소개팅 성공 시그널을 의미하는 자신의 명함을 건네주며 화답했다. 

멜키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김수향에게 가장 매력을 느낀 순간으로, 노래를 못해도 자신감 있게 열창했을 때를 꼽으며 "가장 즐거웠고 마음이 열렸던 순간이었다"고 밝혔다. 김수향은 "같은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먼저 애프터 신청을 해줘서 고마웠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구라가 "김수향을 감당할만한 사람은 오직 멜키뿐"이라고 강조하자 출연자들은 모두 웃으며 공감했다. 
     
1세대 SNS 스타로 꼽히는 슈퍼 셀럽 강희재는 배우 문수인과 소개팅을 했다. 강희재는 집으로 문수인을 초대하여 중고거래 꿀팁을 전수하는가 하면, 함께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고 유럽식 디너 만찬을 즐기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문수인이 "연애나 결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냐?"고 질문하자 강희재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게 좋다"고 답했다. 강희재는 24시간이 빼곡히 채워진 살인적인 스케줄을 공개하며 "연애하기 싫은 이유 중 하나가 이런 스케줄 때문이다. 고생은 나 혼자로 족한데 남의 집 귀한 아들 고생시킬까봐"라고 고백했다.

강희재의 나이가 공개됐다. 1975년생이라고 밝힌 강희재는, 처음 나이를 밝히기 주저했던 이유에 대하여 "미안해서. 소개팅이라고 좋은 마음으로 나왔는데 수인씨가 기분 잡칠까봐"라며 수줍어했다. 1992년생 문수인과는 무려 17살 차이였다. 문수인은 "30대 후반으로 봤다"며 놀란 기색을 드러내며 "나이를 몰랐으면 좀더 장난꾸러기처럼 대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강희재는 문수인에게 연락처가 담긴 명함을 건넸다. 강희재는 "어떤 사람은 숨만 쉬어도 거슬리는 사람이 있는데 문수인은 그런게 하나도 없었다"고 밝히면서도, 명함을 건네준 의미에 대해서는 "굳이 이성관계가 아니라 좋은 사람이니까 누나-동생으로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고백했다. MC들은 아쉬워하면서도 나이 차에 대한 부담감을 인정하며 두 사람의 선택을 존중했다. 

<리더의 연애> 공식 실제 커플이 된 주얼리 브랜드 대표, 디자이너 문야엘과 배우 김흥수 커플의 마지막 이야기가 이어졌다. 야수커플 두 사람은 최종회를 맞이하여 처음으로 함께 스튜디오에 동반 출연했다. 

문야엘-김흥수는 풀빌라에서 처음으로 1박 여행을 즐겼다. 김치볶음밥에 도전한 문야엘은 상상을 초월하는 엉성한 요리실력으로 출연자들을 경악하게했다. 박명수는 "저런 요리로 장사하면 따귀 맞는다"고 놀리며 폭소를 자아냈다. 반면 요리에 능숙한 김흥수는 문야엘이 좋아하는 마파두부를 완성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요리를 칭찬하면서도 뭔가 복잡미묘한 표정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김흥수는 문야엘을 위한 100일 이벤트를 준비했다. 김흥수는 직접 촛불을 하트 모양으로 하나하나 세팅하고 두 사람의 그간 연애 과정이 담긴 동영상을 준비했다. 꽃다발과 편지를 들고 등장한 김흥수는 쑥쓰러워하면서도 "힘들땐 편하게 이야기많이 하고 기대기도 해. 옆에서 많이 예뻐해줄게, 우리 예쁘게 만나자"고 약속하며 문야엘을 따뜻하게 포옹했다. 

문야엘은 "인생에서 남자친구에게 처음으로 받은 서프라이즈다. 내가 이런 이벤트를 좋아하는 걸 나도 처음 알았다. 정말 감동했다"며 행복감을 드러냈다. 김흥수와 문야엘은 스튜디오에서 다시 한번 서로에 대한 진실된 마음을 고백하며 행복한 미래를 약속했다. MC들은 각 커플들의 열린 결말과 여성 리더들의 연애를 응원하여 이야기의 막을 내렸다.

<리더의 연애>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각 분야의 여성 리더들이 그동안 일에만 쫓기느라 잊고 지냈던 연애 세포를 깨우고 커플 로망을 실현시켜 주는 리얼리티 데이트 매칭 프로그램을 표방했다. 김흥수와 문야엘은 이 프로그램에서 커플로 맺어지며 유일하게 실제 연인 관계로까지 발전했다.
 
 iHQ 드라맥스 <리더의 연애>의 한 장면

iHQ 드라맥스 <리더의 연애>의 한 장면 ⓒ iHQ

 
하지만 <리더의 연애>는 진지한 데이트 매칭과 이벤트성 가상연애 사이에서 시종일관 오락가락하는 산만한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방송 초반에는 여성 리더 한 명과 남성 출연자 다섯 명이 '제한시간'을 두고 번갈아가며 소개팅을 하고 선택을 해야하는 구성이다 보니 출연자들이 시간에 쫓겨 데이트의 설렘이나 진지한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웠다.

결국 중반 이후로는 1대 1 혹은 2대 1 소개팅으로 출연자들이 시간제한 없이 하루에 걸쳐 다양한 데이트를 이어가는 포맷으로 변경됐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여전한 문제는 출연자들이 조금씩 서로를 깊이 있게 알아가고 감정을 천천히 쌓아가는 과정보다는, 얼마나 데이트를 재미있고 화려하게 하는지, 커플이 어떤 최종선택을 내릴 것인지, 당장의 '보여주기식 이벤트'에만 집착하는 모습을 끝까지 벗어나지 못했다는 데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출연자들에게도 진짜 연애를 하고 싶어서 방송에 나온 것인지, 방송에 나오기 위하여 연애하는 모습을 보여줘야하는 것인지 혼란을 느끼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여성 출연자들의 기준은 이른바 각 분야에서 '성공한 리더'들이었다. 자연히 주로 개인사업체를 가지고 있는 CEO이거나 전문직, 인플루언서같은 유명인들이 대부분이었고, 촬영지도 주로 리더들의 직장이나 생활공간에서 이루어졌다. 이러다보니 출연자들이 실제 소개팅보다는 방송을 통한 개인이나 브랜드 홍보를 위하여 출연한 게 아니냐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남녀간의 일반적인 소개팅과는 거리가 먼 뜬금없고 비현실적인 이벤트, 출연자간 나이차-성향 등을 고려하지않은 무리한 커플 매칭, 리더들의 과장된 언행과 방송태도 등은 갈수록 리얼리티를 떨어뜨렸다.

실제로 방송 초반부터 많은 출연자들이 상대의 마음을 확신하지 못하겠다는 이유로 최종선택을 포기하는 장면이 속출했다. 피부과 원장 이한나는 배우 홍준기와 데이트를 하면서 상대가 배우(연예인)이고 방송이라는 이유 때문에 솔직하게 마음의 문을 여는데 주저하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했다. 심지어 마지막 출연자로 등장했던 강희재는 제작진이 방송에서 자신의 경력이나 인맥 등을 사실과 다르게 왜곡해서 묘사했다며 SNS에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나마 유일하게 문야엘-김흥수라는 실제 커플이 탄생하며 매칭 성공률 0%라는 최악은 면했다. 그러나 <리더의 연애>는 대체로 출연자들의 진솔한 모습이나 마음 편하게 데이트에 몰입할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보다는, 그저 방송을 통한 홍보성 출연과 자기 자랑에 치우쳤다는 혹평을 벗어나지 못했다. 리더들의 설레는 연애세포를 일깨워주거나 인간적인 모습에 대한 공감대보다는, 이래서 리더들이 연애하기 힘든 이유와 위화감만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는 게 한계였다. 
리더의연애 강희재 김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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