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부터 비약적인 발전을 보인 이소희는 안혜지와 함께 뛰기에는 신장에서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한국여자농구연맹
BNK의 전신인 KDB생명 위너스는 지난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164cm의 신장을 가진 동주여고 포인트가드 안혜지를 지명했다. 2018-2019 시즌부터 팀의 주전 포인트가드로 활약한 안혜지는 2018-2019 시즌과 2019-2020 시즌 각각 6.37 어시스트와 7.70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어시스트 부문 2연패를 차지했다. 안혜지는 지난 시즌에도 어시스트 1위 김진희(우리은행 우리원,5.47개)에게 단 하나가 부족해 어시스트왕 3연패가 무산됐다.
안혜지라는 젊은 포인트가드를 보유한 BNK는 201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전체 2순위로 인성여고의 가드 유망주 이소희를 지명했다. 프로 입단 후 두 시즌 동안 크고 작은 부상으로 24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던 이소희는 지난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해 11득점4.63리바운드2.2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소희는 이번 시즌에도 12.75득점3.00리바운드1.7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BNK의 핵심선수로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다.
BNK는 물론이고 WKBL의 미래를 이끌어 갈 유망주 2명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BNK에겐 분명 큰 축복이다. 하지만 문제는 두 선수 모두 공을 오래 소유하면서 플레이 해야 자신의 장점이 부각되는 '온볼 플레이어'라는 점이다. 게다가 164cm의 안혜지와 170cm의 이소희가 동시에 코트에 나오게 되면 박혜진(178cm), 박지현(183cm)이 가드 콤비를 이루는 우리은행 같은 팀과는 심각한 미스매치가 발생될 수 밖에 없다.
물론 BNK에는 김진영이나 노현지(이상 176cm)처럼 안혜지, 이소희보다 신장이 좋은 슈터 자원들이 있다. 상대에 따라 이들을 유연하게 투입하면 미스매치를 최소화할 수도 있다. 하지만 김진영과 노현지는 주전 포워드 강아정과 김한별의 백업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안혜지, 이소희와 출전시간을 나눌 여유는 많지 않다. 결국 BNK는 미스매치를 감수하면서 단신가드 듀오 안혜지와 이소희를 고집할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두 선수가 나란히 30분 이상을 소화한 6일 KB전에서 이소희는 3점슛 3방을 포함해 17득점을 올리며 진안(20득점10리바운드)과 함께 BNK의 공격을 이끌었다. 반면에 안혜지는 32분을 소화하고도 4득점3리바운드5어시스트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각자 공을 오래 쥐고 있어야만 경기력이 살아나는 두 가드 유망주의 '공존'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박정은 신임감독의 프로 데뷔 첫 승리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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