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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쁜 아빠 아닌지.." 프랑스 거장 움직이게 한 원동력

[26th BIFF] <아네트> 기자 간담회 참석한 레오스 카락스 감독

21.10.11 09:52최종업데이트21.10.1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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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해운대 KNN 씨어터에서 10일 오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레오스 카락스 감독.
부산 해운대 KNN 씨어터에서 10일 오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레오스 카락스 감독.부산국제영화제
 
레오스 카락스가 8년 만에 내놓은 신작은 음악을 전면에 내세운 뮤지컬 형식의 영화였다. 미국 인기 배우 아담 드라이버와 프랑스의 마리옹 꼬띠아르가 부부로 등장해 아네트라는 딸을 키우면서 어긋난 애정과 사랑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형식이다.

10일 오후 부산 해우대 KNN씨어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피곤한 기색이었지만 취재진의 질문에 개성대로 답하는 등 본연의 매력을 그대로 드러냈다. <아네트>는 올해 열린 74회 칸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작품, 부산국제영화제엔 갈라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돼 관객과 만난다.

그의 전작처럼 이번 영화 또한 다소 기괴한 설정과 이야기가 특징이었다. 헨리(아담 드라이버)와 안(마리옹 꼬띠아르) 사이에서 태어난 딸 아네트가 꼭두각시 인형으로 등장해 이야기 내내 주인공들 사이에서 신비한 모습을 보인다.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0세부터 5세 사이이면서도 노래를 할 수 있는 배우를 찾는 건 불가능했다. 처음엔 3D 이미지로 구현할까 싶었는데 배우들과 감정 교류가 어려울 것 같아 인형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영화 속 헨리의 직업은 스탠드업 코미디언이고 안은 오페라 가수다. 각각 문화 향유층이 분명하게 갈리는 직업 설정인 것에 감독은 사람들이 "오페라는 뭔가 고상한 거라 생각하지만 스탠드업 코미디는 저급하다 인식하기에 그런 대조가 흥미롭다고 생각했다"며 "오페라를 한 번도 보지 않았는데 이번 작업으로 관심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사실 음악을 전면에 세운 형식, 게다가 프랑스어가 아닌 영어 대사로 작품을 내놓은 건 처음이었다.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스파크스가 먼저 작업을 제안했는데 행운이었다"며 "노래하는 배우들을 촬영하는데 실제로 노래하는 걸 보는 것 자체가 아름다웠다"고 작업 당시 기억을 전했다. 스파크스 멤버인 론과 루셀은 영화의 시작과 끝부분에 직접 출연까지 했다.
 
 부산 해운대 KNN 씨어터에서 10일 오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레오스 카락스 감독.
부산 해운대 KNN 씨어터에서 10일 오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레오스 카락스 감독.부산국제영화제

"제가 어릴 때 음악을 했지만 실력이 좋은 건 아니었다. 음악을 잘 못했기에 영화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열세 살 때 스파크스 노래를 접했는데 그 후로 굉장히 많이 들어서 이번 작업이 편했다. 촬영 전에 이미 영화에 쓰일 15곡이 나와 있는 상태였다. 사실 듣기 전엔 내가 좋아하지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운이 좋았다.

제가 영화를 그리 다작하는 편은 아니다. <홀리 모터스>와 이 영화는 모두 제가 아빠가 된 뒤 만든 건데 가족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아네트>는 아주 나쁜 아빠에 대한 이야기다. 작업을 하며 내가 사실 딸에게 나쁜 아빠는 아닌지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난 모국어가 영어라고 생각한다. 제가 들으며 자란 많은 음악들이 영어였다, 그래서 영어로 작업하는 게 좋았다."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프랑스 배우에 대해선 특별히 관심 있는 배우가 없다"며 냉소적 태도를 보이면서도 동시에 아담 드라이버에 대해선 애정을 드러냈다. "<걸스>라는 미국 드라마 시리즈 때부터 아담 드라이버를 눈여겨봤다"며 그는 "아주 흥미롭고 이상한 사람이었다. 영화를 기획한 8년 전엔 아네트의 아빠 역을 하기엔 너무 어렸는데 이젠 적당한 나이가 됐다"고 말했다.  

"작업에서 소통할 수 있는 사람들 만나는 것도 쉽지 않다. 10년 전 나와 일한 배우들을 보면 싸운 사람도 있고, 그 이후로 여러 변화를 겪었다. 하지만 혼자 영화를 만들 순 없지. 처음엔 혼돈에서 시작하지만 서로 이해하면서 변화한다. 사실 영화는 더 이상 잘 보진 않는다. 어렸을 땐 무성영화부터 미국, 독일, 인도, 여러 아시아 영화들을 봤고 나쁜 영화라고 해도 영감을 주기도 했다, 요즘엔 그렇지 않더라. 그래서 별로 좋지 않은 영화를 보는 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 물론 훌륭한 영화는 본다. 점점 그런 작품이 드물어질 뿐이다."

영화 <아네트>는 10일 한 차례, 12일 두 차례로 총 세 차례 상영된다.
아네트 레오스 카락스 아담 드라이버 마리옹 꼬띠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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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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