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KNN 씨어터에서 10일 오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레오스 카락스 감독.
부산국제영화제
레오스 카락스가 8년 만에 내놓은 신작은 음악을 전면에 내세운 뮤지컬 형식의 영화였다. 미국 인기 배우 아담 드라이버와 프랑스의 마리옹 꼬띠아르가 부부로 등장해 아네트라는 딸을 키우면서 어긋난 애정과 사랑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형식이다.
10일 오후 부산 해우대 KNN씨어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피곤한 기색이었지만 취재진의 질문에 개성대로 답하는 등 본연의 매력을 그대로 드러냈다. <아네트>는 올해 열린 74회 칸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작품, 부산국제영화제엔 갈라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돼 관객과 만난다.
그의 전작처럼 이번 영화 또한 다소 기괴한 설정과 이야기가 특징이었다. 헨리(아담 드라이버)와 안(마리옹 꼬띠아르) 사이에서 태어난 딸 아네트가 꼭두각시 인형으로 등장해 이야기 내내 주인공들 사이에서 신비한 모습을 보인다.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0세부터 5세 사이이면서도 노래를 할 수 있는 배우를 찾는 건 불가능했다. 처음엔 3D 이미지로 구현할까 싶었는데 배우들과 감정 교류가 어려울 것 같아 인형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영화 속 헨리의 직업은 스탠드업 코미디언이고 안은 오페라 가수다. 각각 문화 향유층이 분명하게 갈리는 직업 설정인 것에 감독은 사람들이 "오페라는 뭔가 고상한 거라 생각하지만 스탠드업 코미디는 저급하다 인식하기에 그런 대조가 흥미롭다고 생각했다"며 "오페라를 한 번도 보지 않았는데 이번 작업으로 관심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사실 음악을 전면에 세운 형식, 게다가 프랑스어가 아닌 영어 대사로 작품을 내놓은 건 처음이었다.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스파크스가 먼저 작업을 제안했는데 행운이었다"며 "노래하는 배우들을 촬영하는데 실제로 노래하는 걸 보는 것 자체가 아름다웠다"고 작업 당시 기억을 전했다. 스파크스 멤버인 론과 루셀은 영화의 시작과 끝부분에 직접 출연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