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아무튼 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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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세의 대학병원 장례지도사 권민서의 에피소드가 이어졌다. "고인의 마지막 길에 영혼의 동반자"라고 자신의 직업을 소개한 권민서는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있는 장례지도학과 출신임을 밝히며, 상장례학, 제의례학, 법의학, 회복 기술학, 생물학 등 수많은 전문적인 교육과 지식이 필요한 직업임을 소개했다.
2년 8개월차 장례지도자로 근무하고 있다는 권민서는 "팀장을 제외하고 7명의 장례지도사가 근무하고 있다. 근무 패턴은 주간과 야간 24시간을 반반씩 끊어서 교대 근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무래도 일반적인 직장과 다른 업무 공간에는 고인의 신체 사이즈, 사인, 종교 등에 따라 세분화된 장례용품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매일 누군가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봐야 한다는 직업이 젊은 청춘에게 녹록지 않아 보였지만 권민서는 시신 확인에서부터 운구-발인-유가족 안내까지 침착하고 똑 부러지게 수행하며 프로폐셔널한 모습을 보여줬다.
장례지도사는 고인을 모시는 일이기에 유가족들이 예민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나 가족들 간에 있었던 사소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공유해야 하는 일이었다. 마침 이날은 장례지도학과 전공생들이 실습을 나와있었다. 권민서는 자신도 처음 실습에 나왔을 때의 두려움을 회상했다. "처음엔 내가 생각하지 못한 풍경들이 펼쳐지면 어떡하지하고 걱정했다. 하지만 처음 한 번의 무서움이 지나고 나면 '고인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다', '나도 똑같이 사람을 대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이 더 강했다"고 털어놨다.
고인을 발인하는 장면이 나오자 스튜디오에서 지켜보던 MC와 출연자들도 모두 숙연한 분위기가 됐다. 권민서는 "유가족 분들이 장례를 마치고 가끔 다시 찾아오셔서 고맙다고 인사하시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하다"고 보람을 느낀 순간을 밝혔다.
권민서는 장례지도자는 장례 업무 외에도 부수적인 행정업무가 굉장히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권민서를 유독 긴장시키는 것은 전화벨 소리였다. 다양한 업무전화가 몰려오는 중에서도 대학병원 장례지도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망자 발생소식을 의미하는 '코드 발생' 전화였다. 권민서는 "병원에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연락이 오면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사망자 이송이 가장 우선이 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진으로 갑작스럽게 사망한 환자와, 쓸쓸하게 홀로 세상을 떠난 무연고자의 이야기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권민서는 방호복을 착용하고 코로나19로 병원에서 사망한 고인을 이송했다. 코로나 확진자의 경우 국가 방침에 따라 24시간 이내에 화장해야만 했기에 유골함을 모시고 장례를 치러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갑작스러운 질병으로 가족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 시간도 없이 이별해야 하는 펜데믹 시대의 비극을 현실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