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환경스페셜> '지금 바다는...' 편의 한 장면.
KBS2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심원준 박사는 강이나 도심을 끼고 있는 곳에서 쓰레기가 많이 나오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경우 인구가 가장 밀집해 있는 한강이 가장 많고, 낙동강이 그 다음이라고 한다. 그리고 중국 양쯔강에서 엄청난 쓰레기가 해양으로 유입된다. 양쯔강 유역에 살고 있는 인구만 5억 명이다. 중국 정부의 노력으로 많이 개선되었지만, 홍수라도 발생하면 아찔하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양쯔강에서 매년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은 약 147만 톤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이다. 문제는 이 쓰레기들이 한국의 서해를 심각하게 오염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한때 유인도였던 태안의 궁시도는 사람이 모두 떠나고 현재 괭이갈매기들의 차지가 됐다. 바닷새 연구팀은 괭이갈매기의 섭식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괭이갈매기가 머물렀던 바위 이곳저곳에서 괭이갈매기 펠릿이 발견됐다. 펠릿은 괭이갈매기가 먹이를 먹었다가 소화시키지 못하는 걸 토해 뱉어내는 것을 말하는데, 정상적인 펠릿에서는 조개껍질과 뼈 등이 발견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괭이갈매기들의 펠릿에서 스티로폼으로 추정되는 물질들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 괭이갈매기들은 왜 플라스틱을 먹어야 했을까.
그 이유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관찰 결과, 괭이갈매기들은 사실상 쓰레기 더미 위에서 먹이를 찾을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그만큼 바다는 심각하게 오염돼 있었다. 곳곳에 플라스틱이 널려 있었다. 바닷새 연구팀 김미란 박사는 바닷새 플라스틱 섭식 비율을 조사하고 있다. 죽은 바닷새의 위 내용물에서 플라스틱이 얼마나 나오는지 분석하는 작업이다.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었다. 바다제비(93.7%), 비오리(33.3%), 괭이갈매기(12.9%), 회색머리아비(10%), 바다쇠오리(0.9%)까지 연구를 진행한 모든 바닷새의 위 내용물에서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특히 바다제비의 경우에는 그 비율이 굉장히 높았다. UN환경계획의 발표에 의하면 해양 쓰레기 때문에 연간 폐사하거나 고통받는 새의 수가 100만 마리가 넘는다고 한다.
우리가 만든 쓰레기 때문에 삶을 위협받는 건 바닷새만이 아니다. 제주에서 멸종위기종인 바다거북을 인공증식해 자연에 방류했는데, 11일 만에 사체로 발견됐다. 사인은 장 폐색이었다. 폐그물이 장을 막아 죽음에 이른 것이다. 해양 쓰레기도 225개나 발견됐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등에서 실시한 바다거북 부검연구 결과 전체 58마리 중 38마리에서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2017년 6월~2021년 7월)
스티로폼 부표 하나→750만 알갱이 되어 바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