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은 '월간 윤종신'을 통해 매달 끊임 없이 신곡을 발표하고 있다.
KBS 화면 캡처
윤종신은 그 해 11월 베스트 앨범의 성격이 강한 6집 앨범을 발표하고 군에 입대했고 그 곳에서 하림을 만났다(하림과의 인연은 프로젝트 그룹 신치림까지 이어진다). 그 사이 유희열은 토이 2집 앨범의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을 통해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뮤지션으로 성장했다.
군복무를 마친 윤종신은 1999년 <배웅>이 담긴 7집 '후반'을 발표했지만 IMF 금융위기와 아이돌 중심으로 재편된 가요계의 흐름 속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윤종신은 2000년에 발표한 8집에서도 <애니>와 <잘했어요>, <모처럼> 같은 발라드에 집중하며 슬픈 노래를 부르는 발라드 가수의 이미지가 더욱 굳어졌다. 하지만 윤종신은 2001년 여름 9집 앨범을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큰 변신을 시도했다.
윤종신 9집에는 타이틀곡 <해변 무드송>을 비롯해 김장훈이 리메이크했던 <고속도로 로망스>, <바캉스 매니아>처럼 밝고 신나는 곡들이 대거 수록됐다. 그 중에서도 <팥빙수>는 현재까지 여름을 대표하는 계절송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윤종신은 2007년부터 <라디오스타>와 <패밀리가 떴다> 등에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예능인의 길에 들어섰다. 윤종신은 2008년 정규 11집을 끝으로 기존의 앨범 발매 방식을 멈추고 2010년부터 '월간 윤종신' 프로젝트를 통해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연말에 월간윤종신 수록곡을 모아 정규 앨범으로 발표한 윤종신은 현재 '21집 가수'가 됐다).
윤종신은 지난 2017년 '50대가 되기 전에 젊은 감성의 처절한 발라드를 불러보자'는 생각으로 발표한 노래 <좋니>가 차트를 역주행하며 크게 히트했고 데뷔 27년 만에 처음으로 순위 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다. 윤종신은 <좋니>로 2017 MAMA 베스트 보컬 퍼포먼스 남자 솔로상, 골든디스크 디지털음원 본상, 서울가요대상 최고음원상 등을 휩쓸며 90년대에도 누려보지 못한 뒤늦은 전성기를 누렸다.
그는 유쾌하고 가벼운 이미지 때문에 가끔 음악인으로서 실력까지 폄하될 때가 적지 않다. 하지만 윤종신은 일상의 작은 부분을 가장 잘 담아내는 작사가이자 감성적인 멜로디를 쓰는 작곡가, 그리고 자신이 만든 음악의 감성을 누구보다 잘 표현해 내는 보컬리스트다. 성시경의 <거리에서>나 김연우의 <이별택시> 등 윤종신이 다른 가수에게 줘서 히트한 노래도 한두 곡이 아니다.
슬픈 발라드를 전문으로 만들고 부르는 뮤지션 윤종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가 예능에 출연해 가벼운 농담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깎아 먹는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중들이 윤종신이라는 가수를 잠시 잊고 있을 때도 윤종신은 꾸준히 새 음악을 만들고 발표하고 있다. 부디 지난 30년 동안 한결같이 이어졌던 윤종신 특유의 근면·성실이 앞으로도 계속 변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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