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영 감독과 검비르, 성화연, 김필 배우가 8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상영관에서 열린 영화 <사라센의 칼>언론시사회 및 기자 간담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이정민
"피부색은 다르지만, 다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해달라."
외국인 이주 노동자에 대한 편견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영화가 관객들을 찾아온다. 8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건대입구에서 영화 <사라센의 칼> 언론배급 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임재영 감독과 배우 성화연, 김필, 검비르가 참석했다.
오는 14일 개봉 예정인 <사라센의 칼>은 인적이 드문 유리 공장에서 생활하는 윤아(신지수 분)와 외국인 노동자 알란(검비르 분), 새로 들어온 은지(성화연 분)를 통해 우리 사회의 편견에 대해 고발한다. 영화의 각본, 연출을 맡은 임재영 감독은 사실 20년째 경찰로 일하고 있는 현직 경찰 공무원이다. 그는 "20년간 경찰 생활을 하다 보니 많은 사건들의 발생 원인에 편견이 있더라. 타인에 대한 편견, 나와 다르다는 편견. 그걸 주제로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영화에는 공장에 불법체류 중인 외국인 노동자들을 적발하기 위해 경찰들이 들이닥치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러나 사장(김필 분)이 경찰에게 돈 봉투를 쥐어주자 상황은 무마된다. 임재영 감독은 지금은 과거에 비해 제도적으로 많이 개선되었지만 "상징적인 의미에서 이 장면을 넣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에 관한 이야기이니, 작품 그 자체로 봐 달라고 강조했다.
"경찰들이 외국인 노동자를 수색하는 장면이 있다. 실제로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이주 노동자 중에서 불법체류자들도 많다. 그런데 현장에는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공장이 거의 돌아가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과거에는 불법체류자를 경찰이 직접 수색하고 수갑을 채웠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출입국관리소로 연결하고 그리 강압적이지도 않다. 그 분들에게도 한번 더 기회를 주기도 한다. 30일에서 90일 내로 돌아간다는 확인을 받고 풀어주는 식이다.
최근 난방도 안 되는 비닐하우스에서 지내던 외국인 여성 노동자가 돌아가셨다. 플라스틱 용기로 용변을 볼 만큼 열악했다더라. 그런데 기사 댓글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오히려 그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혐오 발언이 더 많더라. 어쩌면 그런 것도 편견이 아닐까 생각했다. 경찰에 대한 영화라기보단, 우리 사회에 관한 이야기이다. 작품 자체로 봐주셨으면 좋겠다."